좋은 취잿거리다 싶어 기자가 실제로 사랑니 발치 진료 행태를 취재한 결과 진료 거부로 불편을 겪었다는 사례를 수십 건 찾을 수 있었다. 심지어 병원 측에서 ‘수술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의 각서를 요구한 사례도 많았다. 지난해 2월 서울 관악구의 한 치과를 들렀던 김모 씨(34)는 사랑니를 뽑기 위해 ‘법적 책임을 묻지 말라’는 각서까지 써야 했다. 간호사가 건넨 각서 마지막 부분에는 “본인은 이 수술 결과에 대해 어떠한 법적 책임도 묻지 않을 것임을 서약한다”라고 적혀 있었다. 서약을 했지만 왠지 꺼림칙해 다른 치과를 찾은 김 씨는 ‘예약이 밀려 있다’ ‘치아가 많이 누워 있는 사랑니 발치는 못하니 대학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다섯 곳 모두에서 시술을 거부당했다.
김 씨는 이후 다시 몇 곳의 치과를 돌아다닌 끝에 ‘양심적인’ 치과의사를 만나 겨우 사랑니를 뽑을 수 있었다. 그는 이 병원에서 다소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처음 들렀던 치과에서 관악구 치과의사들이 자주 들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34세의 매복사랑니 남자 환자가 왔는데 서약서를 거부하고 기분이 상한 채로 돌아갔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는 것. 김 씨는 “나의 사랑니 상태가 심해 수술을 거부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 말을 듣고선 의사들이 인터넷에 나의 신상정보를 ‘블랙리스트’로 올려 돌려보고 아예 수술을 거부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를 서울 관악구보건소에 항의했고, 첫 번째 들렀던 치과 병원장이 나중에 자신에게 전화로 “잘못했다”며 사과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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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석 사회부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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