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측 갈등 정치적 배경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은 30일 새벽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어 무상급식 예산이 포함된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의회가 신설하거나 증액시킨 예산을 일절 집행하지 않고 시의회에도 출석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양측이 극한 갈등을 빚는 것은 차기 대선 구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오 시장을 사전에 견제하려는 민주당과 대선후보로서 강하고 원칙을 지킨다는 이미지를 확보하려는 오 시장이 기 싸움을 벌이는 측면도 있다는 것.
○ “선거 전까지 ‘청계천 효과’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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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상 시리즈’가 두려워
오 시장 역시 민주당이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효과를 얻지 못하도록 무상급식에 결사반대한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내년에 무상급식이 실시돼 그 효과를 인정한 유권자들이 의료, 주거 등 ‘무상 시리즈’ 공약에 호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5일부터 시작된 서울시와 시의회의 실무 협의에서 연차적으로 무상급식을 도입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민주당은 선거가 치러지는 2012년까지는 무상급식을 완성하자고 주장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부자들에게 급식비를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지켜갈 것”이라며 “무상급식 공약으로 큰 이득을 본 민주당이 ‘무상 시리즈’를 만들도록 기반을 닦아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 정치권으로 번진 무상급식 논쟁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은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헌법상 의무교육이 규정돼 있지만 중학교에서 학교운영지원비라는 명목으로 (돈을 걷는 바람에) 실질적으로 의무교육이 안 되고 있다”며 “이런 부분을 지적해야 함에도 (야당이) 무상급식, ‘공짜 논란’을 주장해 정서를 자극하는 부분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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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