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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투데이]‘장밋빛’도 좋지만 3大리스크 항상 새겨야

입력 | 2010-12-24 03:00:00


2년 연속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인 가운데 2010년이 끝나가고 있다. 주가 상승은 기본적으로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흐름을 기반으로 한다. 내년 국내 주식시장 전망은 장밋빛 일색이다. 구조적 흐름이란 그리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목할 리스크가 많다. 2011년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2012년 이후의 리스크를 키우는 일들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어차피 1년 이후의 일은 정책적 대응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투자자들이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시장의 변화가 한순간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 요인에 대해서는 꾸준한 관찰과 대응 계획을 세워 나가야 할 것이다.

첫째, 성장과 자산가격 상승이라는 선순환이 되돌려질 가능성이다. 현재 글로벌 경제 구도는 선진국과 신흥국의 서로 다른 성장성으로 요약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 투자자금의 신흥시장 유입을 부추기고 있다. 그런데 투자자금의 유입은 그 자체가 성장을 부추기는 효과가 있다. 자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신흥국 내 유동성을 풍부하게 유지시키기 때문이다. 즉, 자산 가격과 유동성 유입, 성장이 상호 상승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깨질 때이다. 어떤 이유로 글로벌 자금 유입이 중단되면, 그때부터는 자산 가격과 성장 간의 선순환이 반대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유럽 각국의 리스크다. 남유럽 재정 위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식돼 왔기 때문에 새로운 리스크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최근 문제가 되는 나라들의 금리 수준은 이미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고, 기존에 논외로 여겨지던 국가들에 대한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특히 전체 부실화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커지자, 유럽 각국에서는 민간 금융기관에서도 손실을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 은행들의 자산 감축과 유동성 확보 노력이 시장에 글로벌 금융시장, 특히 외국인 투자가 빠르게 늘어난 국내 금융시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 국내 가계 대출의 증가가 외국인 투자가들의 신뢰를 악화시킬 경우다. 우리나라는 이미 높은 가계 대출 부담 때문에 일부 외국인 투자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내년도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내수 확대 방법으로 부동산 경기 활성화가 선택된다면 이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자산 배분의 왜곡을 막아야 할 한국은행 총재조차 내수 활성화를 위해 주택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는데, 이런 인식을 기반으로 통화정책이 이뤄진다면 이후 경제와 금융시장 리스크는 더 커질 수 있다.

단기적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큰 리스크에 노출될 것 같진 않다. 하지만 풍부한 유동성과 자산가격 상승, 성장의 선순환에 취해 각 경제 주체들의 경계감이 무뎌질수록 투자자들은 면밀하게 리스크를 관찰하고, 리스크가 현재화됐을 때의 대응 전략을 세워 놓아야 한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