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달인’의 김병만
기자와 만나던 날 그는 ‘외줄타기의 달인’을 준비 중이었다. 경기 과천의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김대균 선생(43)에게서 기초부터 배웠다고 한다. 준비 기간은 한 달, 방송에 나오는 시간은 5분가량이다. 예행연습 전 무대 위에 긴 동아줄이 걸리는 동안, 초조한 듯 마른 입술을 침으로 적신 그는 줄 타는 시늉을 하며 바닥에 발을 지쳤다.
“걷기 정도만 하고 어려운 동작은 못해요. 한두 번 줄 위에서 걸었다고 무대 위에 서면 안 돼요. 편안하게 건널 수 있을 정도가 아니면…. 관객이 있으면 정신이 흐트러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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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정통 코미디를 고집한 집념은 시청자에게도 통했다. 얼마 전 포털 사이트에는 ‘김병만에게 KBS 연예대상을 주자’는 청원이 올라왔다. 대상 추진 카페도 생겼다. 하지만 걸출한 예능인 이경규, 강호동이 버티고 있다. 결정은 25일 밤에 이뤄진다.
“3년째 후보에 올랐어요. 고맙죠. 제가 받더라도 잘나서가 아니라 개그콘서트 40∼50명을 대신해서 받는 거죠.” 그래도 ‘받으면 더 좋지 않냐’고 속내를 떠봤더니 “좋기야 좋지만, 기사니까 예쁘게 나가려 그런다”고 멋쩍게 웃었다. 유력한 대상 후보로는 이경규를 꼽았다.
사실 그는 KBS2 인기 예능 ‘1박 2일’에서 병역기피 혐의로 기소된 MC몽(31)을 대신할 후보로 누리꾼 사이에서 꾸준히 거론됐다. “정말 해보고 싶은 건 ‘야생에서 살아남기’예요. 예능이 아니라 다큐멘터리가 될까 봐 걱정이지만, 타잔 콘셉트로 ‘아마존에서 일주일 살기’ 같은 걸 해 보고 싶어요.”
언젠가는 희극배우로서 작은 영화를 제작하고 싶다고 했다. 그때를 대비해 끊임없이 연기에도 도전하고 있다. KBS2 단막극 ‘소년, 소녀를 만나다’서 김병만 역으로 출연했는가 하면, SBS ‘아테나’에도 단역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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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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