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北복귀 표명은 韓- 美- 日공조 흔들기”
북한이 방북한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에게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 사찰단의 방북을 허용하겠다고 얘기한 것과 관련해 미국은 “북한이 IAEA 사찰단의 방북을 허용하겠다면 IAEA에 직접 얘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20일 국무부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말이나 약속이 아닌 행동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동안 북한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았던 점을 감안해 “앞으로 북한의 행동을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크롤리 차관보는 “만약 북한이 IAEA와 다시 논의를 시작하고 핵 사찰단 방북을 허용한다면 그것은 긍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같은 결정을 이행하는 것이며 국제적 합의사항인 2005년 9·19공동성명의 의무사항을 준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의 주요 언론은 21일 북한이 IAEA 복귀 의사를 밝힌 데 대해 ‘한미일 공조를 흔들기 위한 현혹술’이라며 일제히 평가절하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북한 내 우라늄 농축시설이 여럿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영변 핵시설에 대한 IAEA 사찰 허용은 대화를 유도하기 위한 제스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사설에서 “북한의 핵사찰 허용은 궁지를 모면하기 위한 전형적인 현혹술”이라며 “북한의 퇴로를 막아 도발의 책임을 확실하게 묻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도 “사찰단을 받아들여도 상황이 바뀌면 언제나 이를 뒤집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