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 방송된 KBS 2TV VJ특공대의 연출 조작 의혹이 제기되자 20일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시청자의 글이다.
19일 MBC ‘뉴스데스크’는 “VJ특공대가 ‘한국 아이돌 일본 점령기’란 제목의 코너에서 걸그룹 소녀시대를 보러 한국에 온 일본인 관광객을 소개했는데 이들이 실은 한국에 살고 있는 일본인 유학생과 회사원”이라고 보도하며 연출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KBS는 20일 “VJ특공대는 전적으로 외주 제작사가 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KBS의 담당 PD는 제작 과정에서 연출 조작과 관련해 외주 제작 관련자로부터 사전에 아무런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며 “보도내용이 사실일 경우 제작사 퇴출을 포함한 강력한 제재와 함께 외주 제작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인위적 연출 및 인력동원 금지’ 등 프로그램 제작지침을 철저히 교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VJ특공대는 3개의 외주 제작사가 한 주씩 번갈아가며 방송을 제작하고 있다. KBS는 외주 제작사에서 제시한 아이템과 취재 방향을 검수한 뒤 가(假)편집본을 보고 편집 방향을 제시한다. 해당 프로그램의 황제연 PD는 “외주 제작사에서 먼저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전혀 알 수가 없다”며 “2000년부터 해당 외주 제작사와 함께 작업을 해오고 있기 때문에 제작사를 믿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는 외주 제작사에 대한 ‘믿음’만으로는 KBS에 대한 시청자들의 ‘믿음’을 지킬 수 없다. 김사승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방송 제작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책임의식 없이 순간의 시청률에 연연해 쉽게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소재에 집착하다 보니 이런 무책임한 행태가 반복되는 것”이라며 “이번 논란이 외주 제작사의 잘못이라고 한발 물러서기보다는 채널 운영자로서 시청자들과 만나는 KBS가 책임의식을 지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창 문화부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