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광주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민주당의 ‘날치기 4대강 예산·MB 악법 원천무효, 이명박 독재심판 전국순회 규탄결의대회’에 참석한 민주당 이석현 박상천 의원, 박지원 원내대표, 손학규 대표, 정동영 최고위원(앞줄 왼쪽부터)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 한나라, 민생 행보 ‘마이 웨이’
안상수 당대표는 22일 당 지도부와 함께 강원 화천군의 군부대를 방문한다. 24일에는 보육원을, 30일에는 양로원을 찾아 연말 민생행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당 차원에서도 23일 노숙인들에 대한 물품 전달식을 시작으로 소외계층을 챙기는 각종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당의 봉사기구도 정비할 방침이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은 연말연시를 서민과 함께하고 서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여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예산안 파문을 둘러싼 내홍이 일단 진정됐고, 야당의 장외투쟁에 대한 여론의 호응이 크지 않다는 자체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서민·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통해 야당과 차별화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각 부처에서 업무 보고를 받으면서 내놓은 각종 서민 관련 정책을 여당이 현장에서 뒷받침하는 측면도 있다. 이 대통령은 업무 보고에서 각 부처에 ‘새해 물가 관리’ ‘저소득층에 대한 정규직 일자리 창출’ 등을 주문했다.
○ 민주, “장외투쟁 계속하겠다”고는 하지만…
민주당은 일단 28일까지 예정된 전국 순회투쟁 일정을 소화한 뒤 1월에 장외투쟁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당 내부에선 투쟁 동력을 이어 나갈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눈치다. 한겨울 ‘거리 정치’가 장기화하면서 긴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연말연시를 맞아 의원들의 참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민주계 의원은 “정치 문제는 국회에서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군이 예정대로 연평도에서 사격훈련을 재개해 다시 안보정국이 조성되면 장외투쟁 자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 부담이다. 당 일각에서 “이제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