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년전 실크로드 걸었던 혜초의 발자취를 만나다니…”
“이것이 바로 신라 혜초 스님의 ‘왕오천축국전’입니다.” 17일 ‘실크로드와 둔황―혜초와 함께하는 서역기행’전 개막식에서 참석자들이 처음 공개 전시되는 왕오천축국전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왼쪽부터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 김황식 국무총리, 조계종 전 총무원장 월주 스님, 엘리자베스 로랭 주한 프랑스 대사, 김재철 MBC 사장, (한 명 건너) 김석민 총리실 사무차장.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8세기 혜초가 걸었던 실크로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동서 문명교류의 젖줄이었던 중앙아시아 실크로드의 문화재가 한국을 찾았다.
세계문명전 ‘실크로드와 둔황-혜초와 함께하는 서역기행’(동아일보, 국립중앙박물관, MBC 공동주최)의 개막식이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렸다. 이 전시엔 프랑스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혜초의 ‘왕오천축국전’과 중국 신장(新疆) 간쑤(甘肅) 닝샤(寧夏) 지역의 박물관 11곳에서 소장하고 있는 청동의장행렬, 황금허리띠고리 등 실크로드 유물 220여 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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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에 이어 전시실을 둘러본 참석자들은 타클라마칸 사막 동쪽 샤오허 묘지에서 발굴된 나무 미라와 신장위구르 투루판의 아스타나 고분에서 발견된 벽화와 흙인형 등에 관심을 보였다. “사람이 타지에서 사망해 시신이 없을 경우 시신 대신 나무 미라를 안장한 것으로 보인다”는 오영선 학예연구사의 설명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이 무덤의 주인이 살아생전 누렸을 법한 삶을 그림과 인형으로 표현했다”는 말에 다시 한번 인형과 그림을 번갈아 들여다봤다.
17일 오후 관람객들이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 재현된 둔황 막고굴의 제275호 굴을 둘러보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번 전시의 매력은 전시장 전체를 사막의 분위기를 살려 황토색과 흙벽돌로 꾸며 관람객들이 혜초의 실크로드의 여행길을 따라가는 느낌을 받도록 꾸민 것. 전시장 입구엔 사막으로 들어가는 낙타 사진이 전시됐고 마지막엔 실크로드를 통해 신라 땅 경주로 넘어온 유리잔과 서역인을 표현한 돌조각 등이 전시돼 여행의 마무리 느낌을 살렸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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