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패러독스’ 끊기 고심… ‘선택과 집중’으로 투자 조정
스웨덴은 요즘 이 패러독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기초과학 연구를 약화시키지 않으면서도 응용과학 및 기술 상업화를 진전시켜야 하는 과제를 놓고 다양한 전략을 시도 중이다. 노벨상 시상식(10일)을 전후로 일주일간의 ‘노벨 위크(Nobel Week)’에 찾은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 미래 수요에 철저하게 맞춰진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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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스웨덴 패러독스’에 맞서는 핵심 원칙은 높은 수익성이 예상되는 기술에 R&D 역량을 집중하는 것. 에릭손의 경우 연간 매출액의 16%(약 30만 유로)에 이르는 R&D 투자의 상당 부분을 하드웨어가 아닌 정보통신 기술과 서비스 연구에 배분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이동통신망 ‘LTE’ 시장 선점을 목표로 10년 이상의 장기 목표를 수립했다. 보에리크 달스트롬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고객의 수요와 눈높이에 맞춘 기술이 수익으로 이어진다”며 “소비자연구소(Consumer Lab)를 운영하며 기술개발에 앞서 소비자의 요구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또 다른 대표적 R&D 기업으로 손꼽히는 군수업체 사브도 시장의 수요에 맞춘 기술 및 제품 개발에 더 많은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해외 고객을 끌어와 수출을 늘릴 수 있는 기술개발을 위해 대학 연구소들과의 협력도 강화했다. 나라마다 다른 국방 시스템에 쉽게 조정, 적용이 가능한 모듈화 작업을 통해 수출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렸다. 폰투스 데 라발 최고기술경영자(CTO)는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을 구분하는 것은 이제 어리석은 접근”이라며 “미래 수요를 파악해 아주 구체적으로 산학협동 전략을 짠 뒤 그 기술과 제품 개발에 강도 높게 집중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성장 없는 R&D는 잊어라”
스웨덴 정부는 2008년 ‘성장분석연구소’를 신설해 R&D를 포함한 각종 투자의 효율성과 결과를 분석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 연구소의 엔리코 디아코 국장은 “R&D 규모와 국내총생산(GDP)만 놓고 봤을 때는 큰 상관관계가 없다는 분석 결과를 얻었다”며 “경제성장에는 다른 여러 요소가 두루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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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