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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공부]입학사정관은 본다, 전공관련 활동-자기주도 여부-일정한 성과!

입력 | 2010-12-14 03:00:00

입학사정관제 심층해부…“스펙용으로 했는지 열정적으로 했는지 한눈에 보여”
주요 대학 합격생 대부분 내신 3, 4등급 안에는 들어




입학사정관 전형 확대 추세가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뜨겁다. 사진은 8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로 열린 ‘2011학년도 서울지역 수시 대입설명회’에서 입학사정관 전형 대비전략에 대해 듣고 있는 학부모들의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올해 대학 입시의 핫이슈로 떠오른 입학사정관제. 해마다 입학사정관 전형 모집정원이 늘어나고 세부전형 방법이 다양해지는 만큼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뜨겁다. 이에 신나는 공부는 입학사정관 전형을 분석하는 시리즈를 마련한다. 각 대학 입학사정관 전형의 특징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합격할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2011학년도 대입 수시 입학사정관 전형 합격자 등록이 진행 중이다. 올해 입학사정관 전형을 실시한 대학은 총 118개교. 지난해보다 모집정원이 늘고 세부전형 방법이 다양해졌다. 2012학년도 대입에선 입학사정관 전형이 더 확대된다. 122개 대학이 전체 정원의 약 10.6%에 달하는 총 4만1250명을 입학사정관제로 뽑는다. 이에 따라 입학사정관 전형에 학생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를 둘러싼 궁금증과 오해도 많다. 그렇다면 올해 주요 대학 입학사정관 전형에선 과연 무엇이 중요하게 평가되었을까? 합격·불합격을 가르는 요소는 무엇일까? 주요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들려준 합격 사례를 통해 분석해 봤다.



○ 전공 관련된 자기주도 활동이 중요

각 대학 입학사정관은 임원경력, 수상경력, 봉사활동, 동아리활동 등 학생의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선발 기준으로 삼는다. 특히 자기주도성, 전공적합성이 돋보이는 비교과 활동이 올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중앙대, 경희대, 동국대 리더십 관련 전형에 합격한 황세창 군(18·서울 세종고 3). 그는 자기소개서에 총학생회장으로서 교내 가요제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경험을 적었다. 학생들의 가요제 참여도가 낮은 것이 안타까웠던 황 군은 ‘가요제 살리기’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학생회 임원들과 매일 오후 10시까지 회의를 거듭하며 초청가수 및 찬조 공연팀 섭외, 오디션 계획, 홍보 계획, 무대장비 업체 선정 등을 진행했다. 그는 이런 준비 과정과 함께 이때 배운 소통의 리더십을 자기소개서에 담아 사정관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조윤성 양(17·서울 진선여고 3)도 자기주도적인 봉사활동으로 성균관대 사회봉사전형, 서강대 특기자전형에 합격했다. 직접 구운 쿠키를 매주 복지관 어린이들에게 전달하고, 동아리를 조직해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아 비영리사업을 통한 봉사활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성균관대 홍승우 사정관은 “서류와 면접 평가를 진행하다 보면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연관해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한 활동인지, 아니면 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떠밀리듯 한 활동인지가 드러난다”면서 “열정을 갖고 주도적으로 활동한 학생과 의례적으로 활동한 학생은 이야깃거리의 풍부함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활동 내용과 지원학과의 높은 연계성도 주요한 평가 요소다. 한양대 이정은 사정관은 “광고홍보학부에 지원한 J 군의 경우 150만 명 이상의 블로거를 불러 모은 파워블로그를 운영해 온 점, 자신의 생각을 만화로 풀어내 홍보활동을 해온 점 등 광고기획자라는 목표에 걸맞은 활동 내용을 인정받아 합격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중간에 꿈이 바뀌면 입학사정관 전형에 불리하다’는 생각은 오해다. 3년 내내 꿈이 같은지 다른지가 아니라 꿈이 있었는지 없었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때그때 희망 진로와 관련된 충실한 활동이 있어야 한다.

○ 열정만으로는 부족… 일정 성과 있어야

자신의 꿈을 따라 열정적으로 활동했다고 해서 모두 입학사정관 전형에 뽑히는 것은 아니다. 경희대 책임사정관인 임진택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 회장은 “대학은 활동 자체만으로 학생을 뽑는 것이 아니라 그 활동으로 인한 성취와 성과에 주목한다”고 했다. 예컨대 새를 좋아하는 학생이 취미로 새 사진을 많이 찍으러 다녔다고 해서 이것이 높은 점수와 직결되진 않는다. 이 활동을 학술적으로도 연결해 연구 보고서를 작성했다거나 관련 대회에서 상을 받았을 때 경쟁력이 있다.

실제로 모 대학 사회과학부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한 학생은 봉사활동 시간이 1000시간 가까이 달했지만 이와 관련한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다. 이 대학 입학사정관은 “열정이 넘치는 지원자들은 너무나 많다”면서 “그 안에서 대학이 흥미를 가질 만한 특기가 돋보이는 학생을 다시 추려내는 것이 입학사정관 전형”이라고 했다.

꼭 거창하고 화려한 성과일 필요는 없다. 소소한 것이라도 자신이 어떤 활동을 하면서 배운 점이나 향상된 바를 적극 드러내 ‘발전가능성’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중앙대에 합격한 한 학생은 친구들과 영어 동아리 활동을 한 것이 실제 영어 성적이 오른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사정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 내신 평균 3, 4등급 이상… 10%는 예외

주요 대학 합격자들의 내신은 어떨까? 사정관들의 말에 따르면 대다수 학생이 해당 대학의 다른 전형 합격자들의 평균 내신등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대학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3등급 또는 4등급 안에 들었다. 이보다 낮은 내신등급의 학생 비율은 10%가 채 안 되는 수준이다.

내신 성적이 평균 이하임에도 합격한 학생은 공부에 매진하기 힘들었던 사정이 있고 비교과 활동이 특출한 경우였다. 내신 성적이 5.2등급인 한 학생은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남다른 의지력을 보여 경희대 네오르네상스 전형에 합격했다. 산악 대회에 응모해 받은 지원비로 에베레스트 산을 등반하고, 전교 학생회장으로서 선거 공약을 대부분 실천한 것이 인정됐다.

임 회장은 “학교 성적은 학생이 교내 활동에 얼마나 성실하게 참여했느냐,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느냐를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라면서 “다만 입학사정관제의 취지에 따라 학생의 성적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가정환경 등 마땅한 이유가 있다면 이를 감안해 평가한다”고 말했다.

장재원 기자 jj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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