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상승장을 손놓고 바라볼 수만은 없는 법. 이럴 때 주식과 펀드가 조화를 이룬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TF는 주가지수나 업종지수 등 특정 지수와 연계해 지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나도록 만들어진 펀드. 펀드지만 증시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하는 게 특징이다. 최근엔 주가, 채권은 물론이고 금 선물과 같은 파생상품, 미국 나스닥 같은 해외 지수와 연계된 상품까지 나오고 있다. 한 종목에 투자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직접 투자하듯 손쉽게 거래할 수 있으며 매매비용도 싸기 때문에 시장이 폭발적으로 크고 있다.
○유형 다양해지며 작년보다 ETF 2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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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엔 주가지수와 연동된 ETF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자산을 기초로 한 ETF가 많아졌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현재 국내주식형 ETF가 가장 많은 44개, 해외주식형 ETF가 7개, 채권형이 6개, 파생상품 및 원자재 관련 ETF가 3개 상장돼 있다.
최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선보인 ‘미래에셋맵스 타이거 나스닥100’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주요 100개 종목에 투자하는 ETF다. 이에 앞서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에 직접 투자하는 ‘코덱스(KODEX) 골드선물ETF’를 내놓았다. 상반기에는 상승장에서 지수 상승률보다 더 큰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레버리지 ETF’와 주가가 떨어질 때 오히려 수익을 내는 ‘인버스 ETF’가 선보여 주목받기도 했다.
통안채, 국고채 등 채권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ETF에 이어 조만간 기업 회사채와 연계된 ETF도 선보일 예정.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농산물지수를 기초로 하는 ETF를 한국에 내놓을 계획이다. 해외 ETF 중에서는 중국 본토 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홍콩 증시에 상장돼 중국 본보 A주 ETF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ETF도 장기 투자로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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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기아차가 사상 최고가 질주를 이어가면서 ‘삼성 KODEX 자동차’는 연초 이후 68.41%의 수익률(7일 기준)을 올리며 성적이 가장 좋았다. ‘대신 GIANT 현대차그룹’도 62.6%로 수익률이 두 번째로 높았다. ‘삼성 KODEX 조선주’(59.81%)와 ‘삼성 KODEX 에너지화학’(58.63%)도 60%에 육박했으며 ‘한국투자 KINDEX삼성그룹주’(28.64%) ‘KStar 5대그룹주’(26.04%) 등 그룹주ETF의 성과도 뛰어났다.
ETF는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증권거래 계좌만 있으면 주식처럼 실시간 매매가 되는 게 장점이다. 매매 수수료도 0.5%로 주식형펀드(연 2∼2.5%)나 인덱스펀드(연 1%)보다 저렴하다. 이런 특징 때문에 단타 위주로 거래하는 투자자가 많지만 전문가들은 일반 펀드와 마찬가지로 ETF 역시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