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반대로 왕이 백성을 救恤(구휼)하여 함께 즐거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면 백성은 왕이 연주하는 음악소리를 듣거나 왕이 사냥하는 광경을 보고 흔연하여 기뻐하는 기색을 띠게 되리라고 했다. 그러고서 맹자는 두 경우의 차이가 與民同樂(여민동락)이냐 아니냐의 차이에 달려 있다고 매듭지었다.
與百姓同樂은 與民同樂과 같다. 民을 百姓이란 표현으로 바꾼 것이다. 則은 조건과 결과를 이어준다. 王은 왕 노릇한다는 뜻의 동사이다. 矣는 단정의 어조를 나타낸다.
정조는 신하들에게, 偕樂과 同樂은 성인만이 잘할 수 있는 일이고 王道(왕도) 정치의 큰 단서인데 偕樂과 同樂의 방법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를 물었다. 만약 모든 사람과 함께하고 일마다 모두 함께하려 하면 힘이 부족하고 날이 부족할 걱정이 어찌 없겠는가. 정조의 이 질문에 우리 시민은, 그리고 우리 시대의 위정자는 어떻게 답변해야 하겠는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