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에 에어컨… 반경 25∼30km에 모든 경기장…
월드컵 본선 진출 0차례, 11월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3위, 좁은 국토 면적(1만1521km²)과 한여름 섭씨 5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
2022년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된 중동의 작은 나라 카타르는 핸디캡이 한두 개가 아니다. 하지만 카타르는 이 같은 단점들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며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호주 등 쟁쟁한 경쟁국들을 제쳤다.
좁은 면적은 경기장이 몰려 있어 이동이 편하다는 장점으로 바뀌었다. 카타르는 유치 제안서에 7개 도시(도하, 알라얀, 알다옌, 움살랄, 알와크라, 알카우르, 알샤말)의 12개 경기장이 반경 25∼30km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오히려 홍보했다. 이 정도 거리면 하루에 경기장을 바꿔가며 2경기를 볼 수도 있다. 경기장 외 각종 숙박 시설이나 연습장 등 모든 시설을 통틀어도 60km를 벗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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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대회 개최지로 선정된 러시아는 카타르와는 반대로 모스크바를 비롯해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치, 예카테린부르크, 사마라, 카잔 등 시간대가 다른 여러 지역에서 대회를 치른다. FIFA가 제시한 경기장 최소 기준인 12개보다 많은 14개의 경기장을 활용하고, 숙박 시설 역시 최소 6만 실을 뛰어넘는 10만 실을 확보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면적이 큰 나라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화끈한 지원을 등에 업고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과 포뮬러원(F1)에 이어 월드컵까지 유치하며 세계 스포츠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