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마지막으로 K리그 정상에 오른 건 벌써 10년 전입니다. 강산이 한 번 바뀌었을 법한 시간입니다. 축구 팬, 특히 서울 팬이라면 한 명의 영웅을 떠올리지요. ‘슈퍼 독수리’ 최용수(37)입니다. 닉네임에 걸맞게 그는 당대 최고의 스타였습니다.
94년 안양LG(서울의 전신)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뒤 최용수는 연일 스포츠 신문 1면을 장식합니다. 2006년 서울에서 은퇴할 때까지 13시즌 동안 해외 무대를 밟은 시간을 뺀 6시즌, 남긴 족적은 정말 화려했어요. 148경기에서 54골-26도움. 2경기 당 1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올린 셈이죠.
최용수는 2006년 여름, 서울 코치로 부임합니다. 하지만 2% 부족한 느낌. 지도자에 입문한 뒤 서울은 아직 우승이 없습니다. 사령탑들도 넬로 빙가다 감독까지 벌써 세 명이나 모셨는데 말이죠.
본인도 “올해 상대가 제주라서 더욱 각별하다”고 합니다. 귀네슈 감독을 보좌했던 2년 전, 수원 삼성전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던 시간도 떠올려 봅니다. 어찌나 아쉬웠는지, “프로에서 2등은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말을 실감했다”고 하네요.
이젠 인정받을 때가 됐다는 의미일까요?
“잘 싸워도 지면 소용없다. 후배들의 처진 어깨를 두드리며 울진 않았지만 먹먹한 가슴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번에도 원 없이 해본답니다. 2년 전의 후회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말이죠. “전쟁 나면 쳐들어간다. 이번 제주전이 나와 후배들에게 전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