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회장 첫 공판… 추가기소 계획
C&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가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의 동생이자 C&중공업 중국법인장(사장급) 등을 지낸 박택춘 씨를 최근 소환조사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박 씨를 상대로 임병석 C&그룹 회장이 C&중공업의 중국법인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과 C&중공업이 조선업에 무리하게 진출하고 그 후유증으로 자금난을 겪는 과정에서 금융권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조사했다. 또 계좌추적과 C&그룹 전현직 임직원 조사 등을 통해 박 씨가 C&그룹에 근무하면서 회삿돈 수억 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를 잡았으며,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박 씨는 C&중공업 사장으로 재직하던 2007, 2008년 이 회사가 우리은행에서 2200억 원가량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친형인 박해춘 우리은행장과의 관계를 이용해 로비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사왔다. 검찰은 박 씨 수사를 통해 C&그룹의 금융권 대출로비 의혹을 규명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임 회장 측은 “검찰이 피고인을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불러 조사하는 바람에 방어권 행사가 어렵다”며 “앞으로 수사하는 사건은 방어권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달 9일 C&해운이 보유한 선박 2척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90억 원을 빼돌리는 등 130여억 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계열사의 재무제표를 허위로 꾸며 1700억 원가량을 부정대출 받은 혐의 등으로 임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