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탤런트 박해진과 가수 MC몽이 ‘병역 기피’ 의혹과 논란에 휩싸였다. 이들은 “억울하다”고 말한다. 실제 불법적인 행위가 있었는지는 당국의 조사와 법정을 통해 가려질 일. 하지만 연예인으로 이런 의혹에 휩싸인 것만으로도 많은 팬들은 실망하는 눈치다. 일부 연예인의 병역 기피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1970년대 이후 신문 사회면에 잊을 만하면 등장한 것도 일부 연예인의 병역 기피 의혹 및 처벌 등에 관한 보도다.
1994년 오늘, 한 스타가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입대했다. 그해 MBC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일약 톱스타로 떠오른 차인표(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지금도 연예인의 병역 문제를 떠올릴 때 차인표는 하나의 모범적인 사례로 회자된다. 차인표는 5년여 동안 미국에 거주하며 영주권을 취득했다. 1993년 2월 귀국한 그는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뒤 이를 포기했다. 그리고 이듬해 7월 병역을 위한 신체검사를 받았다. ‘사랑을 그대 품안에’의 인기에 힘입어 ‘까레이스키’에 캐스팅된 그는 해외 촬영을 위해 출국하다 병무청으로부터 거부당한 기억을 끄집어내며 “언제든 입대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입대를 선언했다.
차인표는 28세의 나이로 1994년 12월1일 육군 연무대 제2훈련소에 입소, 116명의 동기생과 함께 신병훈련을 받았다. 신병 기초훈련을 마치면서 연대장상을 받을 정도로 성실한 교육을 받은 그에 대해 당시 군 관계자들은 “늦은 나이에 받는 고된 훈련 속에서도 솔선수범한다”고 언론에 전하기도 했다. 그의 인기는 훈련소 안에서도 식지 않아서 무려 800여명의 부대원들에게 사인을 해줬다는 일화도 있다. 그는 육군 군수관리학교에서 근무한 뒤 1996년 12월19일 제대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