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이런 뒤바뀐 결과를 낳았을까. 미국인이 갑자기 국가부채를 걱정하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14조 달러나 되는 국가부채가 걱정돼 동이 틀 때까지 잠을 못 잤다”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미안하지만 그런 것은 선거 광고에나 나온다.
두 가지 우려가 겹쳐 이런 비관을 낳았다. 우선 장기적 우려인데 미국인은 지금 ‘국가 재건(nation-building)’이 필요하다는 점을 직관으로 알고 있다. 허물어진 사회기반시설, 힘이 달리는 일자리 창출 엔진, 형편없는 교육평가 결과 등을 보면서 많은 이들은 미국이 쇠퇴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들이 오바마를 선택한 것은 그가 국가재건을 위한 국민적 단합을 이끌어낼 비전과 능력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우리는 외교정책 비용을 줄이고 국내 예산지출구조를 바꿔야 한다. 미국의 재정 자원과 지정학적 힘은 과거 어느 때보다 줄어든 반면 해외활동과 국내복지에 들어가는 비용은 어느 때보다 높다.
미국인 대부분은 단순히 적자감축 계획을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티파티의 비전은 협소한 것이다. 미국인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계획을 원한다. 그런 계획에 공화당과 민주당 정책의 혼합이 필요하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2012년 대선을 간발의 차로라도 이기려는 계획이 아니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고 그들이 생각한다면 그들은 그를 따를 것이다. 즉 더 많은 세금을 내고 더 많은 혜택을 포기할 것이다.
어려운 선택이 놓여 있다. 휘발유세와 탄소세를 올리고 청정에너지 산업을 키워야 한다. 고용과 투자를 위해 소득세와 법인세를 인하해야 한다. 사회기반시설, 학교, 연구에 투자하기 위해 의료보험과 사회보장 혜택을 줄여야 한다. 이라크에서의 임무를 끝내고 아프가니스탄에서도 빠져나올 필요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엉망진창인 미국을 넘겨받았다. 경제를 안정시키고 자동차산업을 부흥시킨 데 대해 그는 훨씬 더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러나 그런 평가를 받지 못한 이유가 꼭 졸렬한 공화당원이 졸렬한 공격만 일삼아서가 아니다. 2008년 대선과 올해 총선의 결과를 결정한 약 40%의 중도성향 미국인이 아직 국가재건을 위한 계획을 보지 못했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