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경 한지 제조 김삼식 명장
국내 최고 품질의 한지를 만드는 김삼식 명장(오른쪽)과 아들 춘호 씨. 김 씨는 “고려대장경 이 문경 한지와 1000년 인연을 맺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김 씨는 대구시와 동화사(대구 팔공산에 있는 신라시대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 고려대장경연구소가 추진하는 ‘고려초조대장경’ 복원용 한지를 공급하기로 계약하고 납품 준비를 하고 있다. 대구시 등은 초조대장경 판각 1000년이 되는 내년에 이 대장경의 인쇄본을 최대한 복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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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초조대장경은 1232년 몽골 침입 때 불에 탔다. 지금은 일부 인쇄본만 부인사와 일본에 남아 있다. 경판이 모두 불에 타는 바람에 1236년부터 대장경 판각을 다시 시작했다. 이것이 현재 합천 해인사에 있는 팔만대장경이다.
초조대장경 복원용으로 김 씨의 한지가 선정된 이유는 한지 제조 과정이 모두 전통 방식 그대로인 데다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김 씨의 한지는 지난해 문화재청의 조선왕조실록(국보 151호·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훼손 부분 복원에도 사용됐다.
그는 열 살 무렵부터 한지를 만들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60년 가까이 외길을 걷고 있다. 가장 중요한 재료인 닥나무도 직접 키워 사용할 정도로 고집스럽다. 아들 춘호 씨(36)가 10여 년 전부터 함께 만들고 있다.
김 장인은 자신의 ‘이름값’을 하려는 자부심이 강하다. 삼식(三植)을 ‘진실’ ‘양심’ ‘전통’ 등 세 가지를 심는다는 뜻으로 여긴다. 그는 “제대로 만든 한지는 1000년 이상 세월도 견딘다”며 “1000년 전 나라가 위태로워졌을 때 판각한 대장경이 문경 한지와 맺은 인연으로 오랫동안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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