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 다른 도발’ 이번 北리스크는…
북한 리스크가 또다시 한국경제 및 금융시장을 흔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즉각 경제부처 긴급회의를 잇달아 소집하고 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특히 23일 국제금융시장에서 바로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치솟고 역외 선물환시장(NDF)에서 원-달러 환율이 한때 40원 넘게 급상승하면서 24일 개장하는 국내 금융시장에 어떤 여파가 미칠지 예측이 힘든 상황이다.
북한 도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짐에 따라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가 올랐으며 뉴욕 증시 개장 전 유럽 국가채무 위기 확대와 중국의 긴축 우려에 남북한의 충돌로 국제금융시장 불안까지 겹쳐 낙폭이 컸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도발이 민간인을 공격했다는 점에서 예전과는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존 해상 충돌이나 미사일 발사 같은 무력시위와는 다른 차원의 도발이라는 점에서 투자자에 미치는 심리적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은 “개성공단이 생긴 이래 최악의 사태”라며 도발 여파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개성공단 입주사인 ㈜지에스의 유창근 대표는 “오늘 개성공단기업협회에서 임원들이 모여 회의를 했는데 워낙 사건이 커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배해동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회원사와 연락하면서 공단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긴급 소집한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과거 여러 유사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단기간에 회복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은 있다”며 경계감도 감추지 않았다.
실제 상황이 악화되고 긴장감이 고조되면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금융시장은 물론이고 경제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더욱이 악재가 겹치는 듯한 상황도 부담이다. 밖으로는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에 이어 유럽의 재정위기가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북한의 농축우라늄 시설 공개에 이어 이번 포격 도발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