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고차적 사고력 요구… 기본개념 충실해야 답보여
화끈한 응원 18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고등학생들이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러 학교로 들어가는 선배들을 향해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큰절을 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 [언어]범교과적 소재 활용
채권 가격 결정 요인을 다룬 사회 지문도 나왔다. 출제본부는 “내용을 사실적으로 이해하고, 추론·비판하며, 창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문학에서는 현대시 지문으로 윤동주 ‘자화상’, 고은 ‘선제리 아낙네들’, 김명인 ‘그 나무’가 나왔다. 현대 소설은 이호철 ‘나상’이 나왔고 고전 소설에서는 작자 미상인 ‘운영전’을 출제했다. 고전시가와 수필 복합 지문에서는 작자를 모르는 ‘상춘곡’, 김광욱 ‘율리유곡’, 박규수 ‘범희문회서도원림’을 다뤘다. 대부분 EBS 교재에서 다뤘던 글이다.
듣기에서는 이야기, 라디오 방송, 아빠와 딸의 대화, 토의 등 다양한 담화 형태가 등장했다. 쓰기에서는 종합적 사고력을 판단하기 위해 내용 생성, 조직, 표현하기, 고쳐 쓰기 등 각 쓰기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문항을 안배했다. 어휘·어법은 알고 있는 지식을 적용하고 탐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알아보려고 했다.
전체적으로 폭넓고 다양한 언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범교과적 소재를 활용했다는 게 출제본부 측 설명이다.
■ [수리]핵심원리 묻는 문제 많아
출제본부는 ‘가’형은 쉬운 문제와 난도 중간 정도인 문제를 주축으로 구성하되 변별력 확보를 위해 기본 개념을 충실히 이해해야 풀 수 있도록 고차적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도 냈다고 밝혔다. ‘나’형에서는 기본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쉬운 문제와 중간 수준 문제를 많이 내려고 했다.
전체적으로 ‘가’, ‘나’형 모두 “복잡한 계산이나 훈련된 기술적 요소·공식을 단순하게 적용해 해결할 수 있는 문항보다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기본 개념을 충실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내도록 애썼다”는 것이 출제본부 측 설명이다. 문제풀이법보다 이해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 집합에서 서로 다른 두 원소를 곱해 나올 수 있는 값의 패턴 파악하기, 평행한 두 원판의 위치 관계를 이용해 평면에 생기는 그림자의 넓이 구하기 같은 문제는 기본 개념을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로 꼽힌다.
지수함수와 로그함수가 서로 역함수 관계라는 것을 이용해 좌표평면에서 세 곡선이 만나는 점의 특성 알아보기 등은 종합적 사고력을 측정하려는 문제였다.
■ [외국어]까다로운 ‘빈칸 추론’ 늘어
듣기에서는 일상·학교·사회·문화 생활을 소재로 화자의 할 일, 심정 추론하기, 대화 장소 파악하기, 화자가 말한 목적 이해하기 등이 골고루 나왔다. 말하기에서는 다양한 상황을 소재로 그림 상황에 적절한 대화 찾기, 화자의 마지막 말에 대답하기, 상황에 적절한 응답하기 같은 문제가 나왔다.
독해 지문에서는 문학, 예술, 교육, 철학, 역사, 과학, 취미, 실용문 등 다양한 소재를 다뤘다. 문제로는 지칭어가 가리키는 내용 추론하기, 어법에 맞는 표현 찾기, 빈칸에 들어갈 단어·구·절 추론하기, 지문 내용에 근거한 사실 찾기, 글의 주제·요지·제목 추론하기 등이 나왔다.
쓰기에는 글 순서 적절히 배열하기, 문단 단위 지문을 문장으로 요약하기, 문장이 들어갈 적절한 곳 찾기 등의 형태로 문제를 출제했다. 대상 추론 문항을 담화 주제 추론 문항으로 대체한 것은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다.
출제본부는 “어휘 수준은 심화 선택과목 지문에서 빈도가 높은 어휘를 중심으로 출제했다. 정확한 영어 사용 능력을 평가하려고 어법 및 어휘 문항을 포함했다”며 “범교과적인 소재의 내용을 채택해 전반적인 읽기 능력을 측정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 [탐구]G20 관련 시사 문제도
사회탐구에서는 주요 20개국(G20) 주요 의제인 각국의 경상수지 불균형 문제를 비롯해 시사적 소재를 활용하는 문제가 많았다. 또 역할갈등, 준거 집단, 일탈 행동처럼 일상생활에 내재된 사회학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지 묻는 문제도 여럿 나왔다.
새로운 문제 유형도 있었다. 2050년 인구 예측 피라미드를 통해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인식하고 그 대책을 묻는 문항이 대표적 사례였다.
과학탐구 역시 생활하수 처리 과정처럼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을 소재로 과학 이론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지 묻는 문제가 많이 나왔다. 또 과학계의 학문적 동향을 반영해 다양한 학문적 소재를 활용했다. 전자의 비전하 측정, 할로겐의 반응성 실험, 편광 현미경을 이용한 암석 박편 관찰 등 실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제도 있었다. 표, 그림, 그래프, 삽화 등 다양한 형태로 문제를 구성한 것도 특징이다.
출제본부는 “쉬운 문제는 앞에 배치하고 어려운 문제를 뒤에 배치해 문항 풀이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