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의 야구 준결승전이 펼쳐진 18일 오후 아오티베이스볼필드. 홈플레이트 뒤쪽에 북한 선수단 유니폼을 입은 4명의 중년남성이 자리를 잡아 눈길을 끌었다. 경기 도중 과자 한 보따리를 풀어놓고, 여유롭게 경기를 관전한 이들 중 한 명은 캠코더를 들고 열심히 경기 장면을 녹화했다.
북한 선수단 임원용 신분증을 찬 이들은 북한 체육연구사들이었다. 야구를 포함한 체육 전반을 연구하는 이들은 옆에 앉은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간간이 답하며 흥미로운 얘기들을 털어놓았다.
이들은 “북한에서도 야구가 제법 인기가 있고, 장려하는 추세”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 중 한 명은 김태균(지바롯데)이 일본에서 뛰고 있는 사실도 알고 있었는데 지바롯데의 우승 여부를 한국 기자들에게 되묻기도 했다.
TV로도 선진야구를 접할 기회가 없어 이번 아시안게임처럼 국제대회가 있을 때 비디오로 촬영해 선진 기술과 동작 등을 배우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야구연맹(IBAF) 홈페이지에 따르면 북한은 1985년 야구협회를 창설한 뒤 1990년 아시아야구연맹에 가입했다. 1993년 호주에서 열린 제17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도 했지만 이후 국제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광저우(중국)|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