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간 틈이 기준보다 넓네요… 보행자 동선 보강 필요합니다”■ 경기 공동주택 품질검수단
2일 경기 평택시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경기도 공동주택 품질검수단이 현장 관계자들과 함께 단지 곳곳을 돌며 공사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 경기도
“옥상 난간 틈이 기준보다 넓게 됐네요. 자칫 어린아이의 머리가 끼일 수도 있습니다.” “주차장 내 보행자 동선을 보강해야 할 것 같네요. 사고 가능성이 있습니다.” 품질검수단의 지적이 나올 때마다 현장 관계자들은 열심히 기록하고 사진을 찍었다. 이날 검수는 4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품질검수단 소속인 최용화 한국건설안전기술협회 경인본부장(54)은 “입주예정자는 더 좋은 집을 받고 건설업체는 거액의 분쟁비용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모두에 이익이 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 아파트 건설현장의 ‘암행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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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9월 말까지 372개 단지, 19만9595채를 대상으로 검수가 이뤄졌다. 설계, 골조 등 기초 분야보다는 도배나 가구, 주차 등 생활 편의 및 안전 분야가 검수 대상이다. 나사못이 빠져 있는 장식장, 틈이 벌어진 발코니 창호 등 작은 문제까지 품질검수단은 빼놓지 않는다. 지금까지 1만5000건이 넘는 문제점을 확인했다. 90%가 넘는 1만4000여 건이 개선됐다. 현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가려운 곳을 대신 긁어주고 불필요한 다툼을 예방한다는 점에서 입주자와 건설업체 모두의 환영을 받고 있다.
경기도가 217개 아파트단지의 입주자와 시공사 및 감리업체 관계자 16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품질검수단 활동에 만족감을 나타낸 응답이 87%(1443명)에 이르렀다. 최 본부장은 “입주자가 가장 먼저 접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품질검수를 한다”며 “입주자가 감사와 지지를 보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 내년부터 공사 중 검수 추진
경기도가 처음으로 도입한 품질검수단은 전북 전주시 등 4개 지방자치단체로 확대됐다. 충남도 등은 내년부터 시행하려고 준비 중이다. 품질검수단의 활동 내용은 매년 책자로 발간돼 관련 기관 및 건설업체의 필독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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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관계자는 “품질검수단 활동이 아파트 전반의 품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3기에는 인력 풀(Pool)을 강화해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품질검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