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세계경제 비관론 확산
이 상황에서 세계 경제정책의 목표를 어디에 둬야 하나? G20을 비롯한 여러 국제적인 정책공조의 장에서 지적했듯이 ‘세계경제의 지속가능하고 균형적인 성장’이 향후 상당기간 최우선적인 과제이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도국도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암울한 상황이 전개되지 않도록 위기관리와 함께 성장잠재력의 제고에 경제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이번 회의 성공의 첫 번째 평가기준은 G20 회의가 위기관리를 넘어 세계 경제성장의 최고결정기구(Steering Committee)로서 확실하게 자리 매김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우리 정부가 회의 의제로 세계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거시경제정책, 금융규제 개혁, 자유무역주의 강조, 국제기구 거버넌스 개선을 제안한 것도 같은 취지다. KDI, 브루킹스연구소, 동아일보가 ‘G20 서밋체제의 정착을 위해’를 주제로 9월 하순 ‘G20 서울국제심포지엄’을 공동개최한 것도 마찬가지다.
둘째로 국제적 정책 공조에는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세계 경제정책 결정자 간의 합의는 쉽지만 언제나 실천이 어렵다. 실천 없이는 국제공조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두 번째 성공 기준은 합의된 사항에 대한 어떠한 실천계획(Action Plan)을 마련했느냐 하는 점이다. 지난 4차에 걸친 G20 회의에서도 실천적 목표 제시가 있었으나 서울 정상회의의 여건은 과거 회의와 달리 더욱 어렵다. 전 세계 경제주체에게 지속 성장에 대한 확신을 심어 주는 실천의지를 표명하고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천명해야 한다.
금융안전망-개발의제도 중요
세 번째의 성공 기준은 이번 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새로이 제안한 의제에 대한 중요성의 인식과 지속성이라 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개발의제는 서울 G20 정상회의가 단순히 20개국의 이해가 아닌 세계경제 전체의 안정적 성장을 담보하는 필수적인 기구라는 점을 확인해 주는 의제이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중장기적으로 G20의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제안이다.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확보는 세계경제의 위기방지와 안정적 성장의 가능성을 제고할 것이다. 또한 개발의제는 단순한 원조가 아닌 발전전략의 효과성을 제고함으로써 개도국의 소득수준 향상과 함께 글로벌 불균형의 시정에도 기여할 것이다.
현오석 KDI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