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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스승을 경찰서에서 만날 줄은…”

입력 | 2010-11-08 11:05:32

불법도박범 전락한 중학교 담임 만난 형사의 한숨




강남 불법 카지노바 집중단속. 동아일보 자료사진

3일 서울 마포경찰서 강력팀 사무실. 강남 오피스텔과 고급아파트에 불법으로 개설된 카지노를 드나들다 적발된 사람들이 조사를 받으러 들어왔다.

책상에 앉은 A 형사(31)가 한 중년 남성의 얼굴과 이름을 살피더니 급히 팀장에게 자신이 조사를 맡을 수 없다며 조사 담당 형사를 바꿔달라고 부탁했다.

입건된 모 공립고교 교사 B씨(48)가 A 형사의 중학교 시절 담임선생이었던 것이다. A형사는 '엄했던 옛 스승에게 차마 도박 혐의를 캐묻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고 한다. 이런 일을 눈치 챈 듯 B씨는 다른 형사로부터 조사를 받는 내내 고개를 못 들었다.

B씨는 강남구 삼성동의 한 고급 아파트 최고층에 마련된 불법 카지노에서 `바카라'(카드 노름의 일종)로 3억여원을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채를 얻어 쓴 탓에 교사 월급을 웃도는 고액 이자에 시달려 명예퇴직까지 고려했다고 한다.

공직자 신분이라 이번에 도박 혐의로 입건된 사실이 직장으로 자동 통보되면 별도로 징계까지 당할 처지가 된다. A형사는 "(스승을) 이렇게 안 뵈었으면 참 좋았을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마포경찰서는 상습도박 혐의로 B씨 등 카지노 고객 29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노름 정도가 심했던 서모 씨(59ㆍ여) 등 3명은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B씨 등은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며 국외 도박장과 강원랜드 등 국내 합법 카지노를 드나들다 도박 중독에 빠진 상태였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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