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고 효율’ 공장 르포
2일 일본 아이치(愛知) 현 도요타(豊田) 시 모토(元) 정 공장. 자동차 만드는 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조용한 이 공장에서 어느 정도 시끄러운 소리는 무인 운반차들이 내는 경고음뿐이었다. 그런데 무인 운반차들은 조립 라인이 ‘U’자형으로 끊어진 부분에서 차체를 받아 옆 라인으로 옮기고 있었다.
동행한 한국토요타 이병진 차장은 “생산 물량에 따라 조립 라인의 길이를 조절하도록 U자형으로 끊어지게 만든 ‘플렉시블 라인’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생산 효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도요타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품과 나사를 설치하는 작업자는 ‘ㄷ’자 모양으로 된 팔이 달린 도구를 들고 있었다. 이 도구를 돌리면 팔의 끝이 부품을 설치해야 하는 위치에 정확히 오게 됐다. 이러니 체결 작업이 1, 2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500엔에서 최대 20만 엔까지 상금을 줘서 현장 작업자들이 아이디어를 내도록 북돋는 ‘창의연구 제안제도’ 등으로 생산 과정에서 낭비 요소를 없애는 ‘팀설계’의 결과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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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는 이 공장에서 운영하던 ‘도요타 사관학교(GPC)’를 미국, 유럽 등으로 확대할 때에도 동영상을 적극 활용했다. 도요타 관계자는 “전문가의 최고 기술을 영상화한 ‘비주얼 매뉴얼’을 3000개 이상 만들어 직원 교육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역으로 직원들에게 이 같은 신기(神技)를 요구하는 것이 화를 불렀다는 지적도 있다. 도요타는 최근 최악의 리콜 사태를 겪기 전에도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리콜 대수가 증가했으며 이는 ‘현장의 피로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2006년 보고서에서 “도요타에 품질 문제가 발생한 원인 중 하나는 생산성이 오르면서 현장의 부하가 높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요타의 히로유키 요코야마 품질담당 상무는 “최근 우리의 품질 관리나 커뮤니케이션에 잘못이 있었던 것을 겸허히 인정한다”며 “앞으로 글로벌품질위원회 등을 통해 품질을 확실히 관리하고 고객의 목소리를 충실히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치=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