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오닐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 “브릭스-넥스트11 증시 유망”
짐 오닐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
짐 오닐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은 현재 경제상황을 ‘신흥국이 주도하는 역동적인 신세계’라는 말로 압축해서 표현했다. 그는 약진하는 신흥경제 4국을 일컫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한국을 비롯한 방글라데시 이집트 멕시코 등 차세대 신흥국을 뜻하는 ‘넥스트 11(Next-11)’이란 용어를 개발한 주인공이다.
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그는 “세계 경제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하게 될 나라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이라며 “한국은 이들 가운데 성장잠재력 면에서 가장 뛰어나며 10년 안에 세계 GDP 비중에서 톱10에 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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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닐 회장은 이러한 변화가 “여타 경제에 위협이 되기보단 세계 경제 전반에 훨씬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화두가 되고 있는 글로벌 무역수지 불균형, 환율전쟁 등에 대해서도 “서방 미디어들이 상상의 결과로 빚어낸 과장된 설명”이라고 일축했다. 상당수의 서방국이 대중국, 대아시아 수출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는 근거들이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그는 “현재 글로벌 주식시장은 소위 말하는 상승장(bull market)이 시작됐다. 금융위기 이후 ‘버블 찾기’가 글로벌 스포츠라도 된 것 같지만, 현재 시장은 버블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향후 주가 전망이 좋은데, 과거 25년 평균치가 3∼3.5%인 반면 현재는 비관적으로 봐도 5%에 달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특히 브릭스나 넥스트11 국가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국가일수록 증시가 좋은 상황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시장은 투자하기에 아주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저녁(한국 시간)에 열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해 “미국 경제의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양적 완화정책이 나오리라 본다”며 “그럴 경우 달러 약세를 가속시킬 것이고 증시 부양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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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1회 미래에셋 이머징마켓 전문가포럼 2010’에서 기자들과 만나 40분가량 거침없이 자신의 주장을 열정적으로 쏟아냈다.
박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잘라 말한 뒤 “미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앞으로도 달러를 찍어내고 이 돈은 상당 기간 신흥시장으로 몰려와 원화 절상을 부추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유입되는 자금을 막는 것보다 국내 자금이 해외로 나가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것이 원화 강세에 따른 국내 제조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막고 국내 경제 전반에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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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은 개인투자자도 장기적으로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해외 펀드에 70%, 국내 펀드에 30%를 분산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통상전문가들이 해외와 국내 펀드의 투자 비중을 ‘3 대 7’이나 ‘2 대 8’로 권하는 것과 발상이 거꾸로다.
박 회장은 “부침은 있겠지만 앞으로 세계 경제성장의 동력은 신흥시장에서 나오고 장기적으로 세계 자산 가운데 신흥시장 주식이 가장 유망하기 때문”이라며 “겁먹지 말고 신흥시장에 적극 투자하면 큰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흥시장 중 브릭스, 넥스트 11개국 다 괜찮다”며 “최근 터키, 남미 국가를 새롭게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뜻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부터 신흥시장의 세계적 전문가와 석학을 초청하는 ‘이머징마켓 전문가 포럼’을 시작했다.
또 그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제조업의 이익이 전 국민에게 분산되지 않는 것은 내수 기반이 약하기 때문”이라며 “서비스업이라고 뭉뚱그려 키우기보다는 고용 창출과 내수 활성화를 위해 관광산업과 헬스케어산업을 핵심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박 회장은 기업 투자와 관련해 “배당보다 기업의 성장에 투자해야 한다”는 기존의 철학도 재차 강조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