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한국인의 情보답하고 싶었죠”
대구대 아프리카 유학생들이 경북 상주시 ‘기상곶감’ 농장에서 일손을 돕고 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아프리카 유학생들이 농촌 봉사활동을 펼쳐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말부터 한국 기독교 선교단체 월드미션프론티어 후원으로 대구대에 유학 온 아프리카 학생은 모두 16명. 학기 말이라 학업에 열중하기에도 바쁠 시간에 봉사를 결정한 것은 경북체신청과의 인연 때문이다. 올 4월 아프리카 유학생의 학업 여건 개선과 한국생활 적응 지원 등을 약속하면서 체신청 직원들과의 교류가 시작됐다. 먼저 5월 어버이날에는 우체국 홍보대사로 위촉돼 동구지역 홀몸노인을 대상으로 위문공연과 음식대접을 하는 등 한국 효(孝)문화를 체험했다. 이어 경북체신청은 6월 학생들에게 컴퓨터를 지급하는 한편 각종 생활필수품도 가져다줬다.
국적은 다르지만 한국인의 따뜻한 정을 느낀 아프리카 유학생들. 이날 체신청 직원들이 농촌 봉사활동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꺼이 돕기를 자청했다. 농장은 유학생과 체신청 직원 등 30여 명 덕분에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감을 따고 곶감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인 지금 이곳의 일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 마을에 젊은이들이 없어서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일당을 주고 일을 시키는 형편이다. 곶감 농장에서 일하는 조복수 씨(75·여)는 “멀리 아프리카에서 온 학생들의 봉사하겠다는 마음이 기특하다”며 “피부색은 다르지만 보고 있으니 손자 같고 귀엽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콩고민주공 출신으로 껍질을 깎은 감을 실에 매달아 곶감으로 만드는 작업에 참여한 키용카 엘리스 씨(20·여)는 “감이 아프리카에서 생산되는 파파야 같은 맛과 향을 지녔다”면서 “4년 후 졸업해서 집에 돌아가면 오늘의 추억을 가족에게 얘기해 주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