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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킹 벗고 도주한 성폭행범 “대담한 그녀가 겁났어요”

입력 | 2010-10-29 14:53:15


지난달 28일 오전 6시 반경 전남 여수시의 한 원룸주택. 스타킹을 얼굴에 쓴 남자가 창문을 열고 침입했다. 그는 집 주인인 A 씨(34·여)가 잠들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옷장 등을 뒤져 현금 40만 원을 챙겼다. 이후 책장을 뒤지다가 그녀가 깨어나려 하자 주방으로 뛰어가 흉기와 바디로션을 가져왔다.

흉기를 든 괴한은 A 씨가 여전히 잠을 자고 있자 "야! 너는 이 상황에서 잠이 오냐"며 욕설이 섞인 고함을 질렀다. 깨어난 A 씨는 "너는 누구냐"며 담담하게 응수했다. 또 "왜 세상을 그렇게 사느냐"고 훈계하자 괴한은 당황했다.

괴한이 움찔하는 순간 A 씨는 자신의 지갑에서 15만 원을 꺼내 "이것도 가져가라"며 건네고 누웠다. 또 한번 당황한 괴한이 뒷걸음질을 치자 A 씨는 "야! 얼굴에 스타킹을 쓰고 나가면 이웃들에게 붙잡히니 벗고 가라"는 조언까지 했다. 질겁한 괴한은 건네받은 15만 원을 A 씨 베개 옆에 놔두고 줄행랑쳤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최근 A 씨의 원룸주택에 침입해 성폭행을 시도하려한 혐의(특수강간 미수)로 고모 씨(24)를 구속기소하고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고 씨는 검찰조사에서 "성폭행을 하려 했으나 대담한 A씨의 행동에 겁이 나 범행을 포기했다"고 진술했다. 반면 A 씨는 "술에 취해 자고 있던 상황이어어서 용기를 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순천=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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