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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투데이]피할 수 없는 원화 절상, 속도 조절 묘안 찾아야

입력 | 2010-10-26 03:00:00


지난주 종합주가지수는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가 주 후반 반등했고, 시중 실세금리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가 주 후반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역시 1130원대로 올라서더니 다시 하락했다. 금리와 주가의 움직임이 환율의 움직임을 쫓아가는 모습이다. 무난하게 금리가 하락추세를 이어가고 주가지수도 상승추세를 유지하고 있던 상황에서 시장이 출렁거린다고 느낄 만한 한 주였다. 낮은 변동성에 적응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일말의 불안감을 느끼게 할 만한 출렁거림이었다.

지난 주말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는 시장 결정적 환율제도로의 이행과 각국의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 자제를 결의하는 합의문이 채택됐다. 결국 기축통화로서의 미국 달러화의 지위를 다시금 확인해 준 선언이었다.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와 재정수지 적자는 기축통화의 필연적인 부산물이다. 미국은 성장하는 세계경제의 유동성을 제공해주기 위하여 국제수지의 적자를 지속하여야 하고 국제수지의 흑자국은 늘어난 외환보유액으로 달러화 자산을 매입함으로써 달러화의 가치를 지탱해 준다. 기축통화국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인해 자국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경기 친화적인 재정정책을 유지한다.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와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는 상태에서 이번 경주에서의 합의는 장기적으로 약달러 기조와 저금리를 유지해 기축통화국의 부채를 줄여 주자는 결론으로 도출된 것이다.

미국 달러화 대비 절상된 폭이 가장 적은 대표적인 통화는 중국 위안화와 우리나라의 원화이다.

중국은 이러한 환경변화에 대한 대비책의 큰 그림을 이미 제시한 듯하다. 첫째는 12차 5개년 계획 기간 중 경제정책기조를 경제성장보다 구조조정에 맞춘다고 선언했다. 위안화의 절상으로 인한 수출의 성장 둔화를 감수하되 내수 부양과 분배의 조정에 초점을 맞추어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둘째는 기준금리인 1년 만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기습적으로 0.25%포인트씩 인상하였다. 과열된 부동산 경기와 늘어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잠재우면서 위안화 절상을 용인하겠다는 유화적 제스처인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나라는 G20 의장국으로서 이번 재무장관 회의뿐 아니라 정상회의에서도 국제적 합의 도출에 힘써야 할 처지이다. 국제적 합의의 중재자는 결국 국제적 합의의 이행자라는 실천과제를 함께 떠안고 있는 셈이다. 원화환율의 절상은 용인하되 그 절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묘안을 찾아야 하고, 수출 주도적 경제가 안고 있는 타격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다행인 점은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하락한다 하더라도 수출경쟁국들의 통화에 대한 경쟁력은 당분간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경석 KB자산운용 파생상품부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