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생 32명, 작가 김훈씨와 ‘느리게 달리기’
23일 작가 김훈 씨(가운데)가 ‘느리게 달리며 바라보는 세상’ 프로그램에 참가한 고교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화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참가자들은 인천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로 이들 가운데는 오토바이를 타 본 적이 있거나 타기를 좋아하는 학생이 10명 정도 포함됐다. 폭주족으로 불릴 만한 수준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 주최 측 설명. 유명 작가 김훈 씨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데다 도심을 벗어나 장애물 없이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점이 호기심을 유발했다.
휴식 시간에 김 씨는 학생들과 공부, 운동, 다이어트 등 학생들의 관심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오토바이에 관해서도 빼놓지 않았다. 김 씨는 “오토바이를 타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라며 “다만 그것이 반사회적으로 이뤄지는 행동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따라 김 씨의 자전거 예찬은 특별했다. “자전거의 좋은 점은 엔진이 없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그 엔진이….” 외부 동력이 아닌 발을 구른 만큼 나아가는 자전거의 특성을 오토바이에 빗대 말한 듯하다.
오토바이를 타 본 적이 있다는 김귀훈 군은 “요즘은 등교할 때를 포함해 자전거를 즐겨 탄다”며 “오토바이는 스피드가 매력이지만 자전거는 땀을 흘릴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오토바이를 타지 않는다는 1학년 하정호 군은 “평소 자전거를 탈 기회가 없었는데 힘은 들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날 자신의 저서 ‘자전거 여행’에 사인과 학생의 이름을 담아 학생 모두에게 선물했다.
화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