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고위층, 실무진 반대에도 대출 도와”
○ 은행권 대출 로비 의혹에 초점
실제로 검찰은 C&그룹이 무리하게 조선업에 뛰어들었다가 퇴출에 이르게 된 경위와 그 과정에서 은행권 대출을 받기 위해 로비를 벌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임병석 C&그룹 회장을 24일 구속하면서 검찰이 제시한 혐의는 대부분 2006년 C&그룹이 효성금속을 인수합병한 이후에 일어난 일들이다.
검찰의 첫 번째 타깃이 은행권, 특히 C&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을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2008년 11월 워크아웃을 신청한 C&그룹이 금융권에서 빌린 대출금의 규모는 모두 1조3052억 원인데 이 가운데 은행권 대출(5072억 원)의 절반에 가까운 2274억 원이 우리은행에 몰려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C&그룹이 극심한 자금난을 겪던 2008년 1분기(1∼3월)에도 C&중공업에 250억 원을 빌려줬다. C&그룹이 같은 해 11월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우리은행 내에서는 대출의 책임 소재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당시 금융가에서는 우리은행 최고위층이 실무진에 “C&그룹에 대한 대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구설에 오른 이 은행 관계자의 친척이 C&그룹 계열사 임원으로 근무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 정관재계 인사 대거 영입
임병석 회장이 선원 출신으로 자수성가한 입지전적 인물임을 감안할 때 그룹 내에 은행권과 정관계를 대상으로 한 ‘로비’ 창구를 따로 두었을 것이라는 것이 검찰 주변의 관측이다. C&그룹은 2004∼2006년 ㈜우방, ㈜진도, 아남건설 등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정관계에 발이 넓은 인사들을 그룹 임원으로 대거 영입했다.
구속되는 임회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조사를 받던 임병석 C&그룹 회장이 24일 0시경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 위해 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 C&한강, 경인운하 여객사업권 따내
한강 유람선을 운영하고 있는 C&한강랜드(C&그룹 계열사)가 하천 점용료 미납 등 부실로 사업면허 취소 위기에 빠져있는데도 최근 경인운하 여객터미널 운영사업자로 선정된 사실도 밝혀졌다. 김정태 서울시의원(민주당)이 2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C&한강랜드는 서울시에 매년 내야 하는 하천 점용료를 2009년부터 체납하고 있으며, 12월 말까지 체납액 5억 원을 내지 못하면 사업면허가 취소될 처지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C&한강랜드는 7월 수자원공사의 경인운하 여객터미널(인천, 경기 김포) 운영권을 따내 9월 가계약을 마쳤다는 것. 김 의원은 “수자원공사의 심사 기준에 경영평가가 제외돼 있어 특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수자원공사 측은 “임대료 외에 여객선 운영사가 투자할 부분이 없어 경영 상태를 심사하지 않았고 특혜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동영상=대검 중수부 C&그룹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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