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경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미국 등 선진국들은 중국을 거세게 압박했다. 중국은 위안화 절상 압력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는다. ‘환율전쟁’의 대타협은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나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나올 재무장관 회의의 코뮈니케에 ‘생산적 합의’가 담기도록 막바지 노력이 집중돼야 한다.
어제 전체 회의에 앞서 미국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등 G7 재무장관들이 따로 모여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미국 티머시 가이트너 장관은 최근 G20 회원국에 보낸 편지에서 “각국이 몇 년 안에 무역흑자나 무역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일정 수준 이하로 줄이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적자에 허덕이는 미국이 다급하게 꺼낸 이 방안은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 독일과 국제기구의 지지도 확보하지 못했다. 편지에는 ‘적자가 많은 나라는 재정건전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지만 ‘무역경쟁력을 얻기 위한 환율정책을 자제해야 한다’는 식으로 중국 등 신흥국을 겨냥한 대목이 훨씬 많다.
중국은 6월 G20 토론토 정상회의 때 합의한 대로 ‘신흥 흑자국은 환율 유연성을 제고한다’는 수준만 받아들이겠다는 태세다. 비공식 접촉에서 중국이 양보한다고 해도 선진국 요구가 수용되기는 어렵다. 그동안 국제사회의 환율 협상은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의 대폭 절상을 낳은 1985년 ‘플라자 합의’와 위안화 및 엔화의 소폭 절상으로 이어진 2003년 ‘두바이 G7 합의’가 있었다.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미중 환율갈등이 타결돼도 두바이 합의에 가까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환율 조정으로 글로벌 불균형의 해소를 기대하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G20 서울 정상회의까지 19일밖에 남지 않았다. G20의 합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핵심 역할이 한국에 맡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