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995m 지옥의 언덕… 20여명 낙오
레이스 초반은 잔잔했다. 어쩌다 무리 맨 앞을 탐내 욕심을 부리는 선수들이 있었지만 이내 따라 잡혔다. 길이 좁아 독수리 대형(선두를 중심으로 메인 그룹이 뒤에 따라붙어 날개를 펼친 형태)은 애초 불가능했다.
30여 분이 지나면서 장경구(가평군청)와 토마츠 키엔데스(폴란드)가 선두로 치고 나갔지만 이내 붙잡혔다. 그러나 초반에 승부를 건 장경구의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그는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하며 48km 지점부터 시작된 첫 산악 구간인 미시령(728m)을 1위로 통과했고 마지막까지 선두 경쟁을 벌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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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은 예고편이었다. 약 48km를 더 지나 모습을 나타낸 을지전망대(995m)는 정윤태 서울시청 감독의 말대로 ‘지옥의 언덕’이었다. 선수들은 좀체 움직이지 않으려는 페달과 힘을 겨뤘다. 도저히 똑바로 올라갈 수 없어 지그재그로 조금씩 전진했다. 안장에서 내려 사이클을 끌고 가는 게 편할 정도였다.
고개를 넘은 선수들이 바람처럼 내리막 도로를 질주하는 사이 선두 그룹과 마지막 그룹의 차이는 점점 벌어졌다. 가장 먼저 을지전망대를 넘은 토마츠 마르친스키(폴란드)가 4시간50분35초로 1위를 차지했고 장경구가 2초 차로 그 뒤를 이었다. 장경구와 초반 선두 다툼을 한 키엔데스는 을지전망대 오르막에서 힘이 빠져 29위에 그쳤다.
▼ 프로대륙팀 CCC폴샛 단체 1위… 팀원 마르친스키 개인 1위 ▼
마르친스키는 “미시령에서 내가 1위로 나서지 않은 것은 미리 세워 놓은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참가팀 중 유일한 프로 대륙팀 CCC폴샛은 개인 구간 1위인 마르친스키를 배출한 데 이어 구간 단체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이름값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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