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의 ‘가을 편지’
이병률 시인
이병률 시인의 글에는 수확이 한창인 가을 들판의 따스한 모습이 그려진다. “어제 홍성의 가을은 좋았습니다. 어머님들, 아버님들께서 들판에서 벼를 털고 벼를 말리는 모습에 배가 불렀죠. 서리 내려앉기 전에 깨도 터시고 콩도 거두시고 수확 많이 하세요. 그리고 겨울도 따뜻하게 나셔야 합니다.”
‘소풍’의 계절인 가을. 소설가 김이설 씨는 어린이처럼 소풍 타령을 한다. “큰아이 소풍 갔다 왔다. 두 아이가 저희들 방에서 남은 김밥 먹으면서 소풍 놀이 중. 나도 어서 소풍 가고 싶다. 바람 좋고, 낙엽 곱게 물들고, 하늘 파란 날에. 저녁밥 할 생각 하지 않고 여행 동선 짠다. 일주일 뒤 대숲 보러 담양 간다.”
꽃도, 나뭇잎도 화려함을 뒤로하고 사라지는 계절. 부산에선 또 하나의 ‘사라짐’이 사람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했다. 서면의 동보서적이 문 닫은 지 한 달 만에 남포동을 지키던 또 다른 향토서점 문우당이 폐업을 예고했다는 소식이다. 아쉬움을 토로하는 글들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부산 남포동의 문우당 서점이 없어집니까? 고향의 추억들이 하나씩 사라지니 많이 아쉽다…” “서면에 있던 동보서적이 문 닫은 지 얼마나 됐다고…이젠 자갈치시장 옆에 문우당 서점도 문을 닫는군요…ㅠㅠ”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 아픔…그래도 우리 젊은 날의 추억이 깃든 곳인데…” “문우당 서점이 폐업을 한다고 합니다. 변화무쌍한 유통에 하나둘 저렇게 사라져 갈 것입니다. 출판계 종사자들의 3년 뒤의 모습들이 궁금해지네요. 인간도 저 시스템처럼 수시로 업뎃이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아마 무시무시해질 겁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