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상흔 최대한 보여주도록 코스 조정”
지난 1년간 밤낮없이 2010 투르 드 DMZ∼서울 국제사이클대회 준비에 땀을 쏟은 6·25전쟁 60주년 사업단의 배후섭 대령. 고성=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배 대령은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진행하던 중 동아일보의 제안을 처음 받고 짜릿함을 느꼈다. “4월 임진강 전투 상기 행사, 9월 낙동강 지구 전승 행사 등을 기획하고 있었지만 국민들뿐 아니라 전 세계에 6·25전쟁의 상흔을 알리고 평화 메시지를 전하는 데 비무장지대 사이클 대회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군사 작전 지역에 민간인과 외국인이 출입하는 것에 부담감이 많았지만 대회 취지에 공감한 군의 승인이 떨어지자 6·25전쟁 60주년 기념사업단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배 대령은 “지난해 10월부터 10여 차례 육군과 정밀 정찰을 진행했는데, 최대한 세계에 DMZ 실상을 보여줄 수 있게 노력했다”고 말했다.
천안함 사건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으로 돌아선 것도 부담감이었다. 민통선 이북 지역에서 코스의 90% 이상을 소화하려던 계획도 조정됐다. 배 대령은 “전쟁의 실상을 세계에 더 알리지 못해 아쉽지만 성과도 적지 않다. 2일차에 통일대교 북단에서 남단으로 건너 골인하게 돼 있는데 이전엔 상상도 못했을 일이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통일대교에선 민간인 차량의 북단 이동이 금지돼 있다.
배 대령의 꿈은 ‘강한 군대 따뜻한 육군’을 만드는 데 밀알 하나라도 더 보태는 것이다. 2010 투르 드 DMZ∼서울은 그가 힘을 보탠 수작 중의 수작이다. 배 대령은 “선수들이 힘들겠지만 전쟁의 상처를 많이 느끼고 돌아가 주위에 알려주길 바란다. 대회가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성=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