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8700만원 vs 여수 1억7000만원
지방자치단체가 주민들을 위해 자전거 보험을 대신 가입해 주고 있는 가운데 동일한 조건과 혜택에도 보험료가 천차만별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 순천시는 시민 27만2500여 명 모두가 안심하고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자전거 보험에 가입했다고 17일 밝혔다. 순천시는 A보험사에 연간 보험료 8700만 원을 냈다. 앞서 올 6월 전남 여수시도 시민 29만5000명을 자전거 보험에 가입시켰다. 여수시는 같은 A보험사에 자전거 보험료 1억7000만 원을 지불했다.
순천시와 여수시의 인구나 자전거 보험 보장 내용은 비슷하다. 그러나 보험료는 두 배 정도 차이가 난다. 자전거 사망 사고나 후유장애 사고 모두 보험금 지급액은 3800만∼4500만 원. 자전거 운행 중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고에 대해서 받는 보험금은 순천시가 더 많고 벌금이나 교통사고 처리 지원은 동일하다.
여수시는 올해 시민 4, 5명이 5000여만 원의 보험금을 받는 등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여수시 내부에서는 “순천시의 자전거 보험 계약에 비해 바가지를 쓴 것 같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여수시의 한 관계자는 “보험 계약 전에 전문지식이 없어 금융당국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알아서 하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앞으로 해마다 자전거 보험을 체결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