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日, 한국국채 매입 늘려 원화강세 유도” 전망
‘엔고(高)’ 행진으로 코너에 몰린 일본의 고위 정부 관계자가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을 비판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일본 정부가 직접 원화를 사들여 ‘원고(高)’를 유도하자는 강경론이 일본의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외환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직접 원화 매입에 나서기는 어렵겠지만 한국 국채 매입을 늘려 원화 강세를 유도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16일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경제계에서 일본 기업의 경쟁력 저하를 막기 위해 엔화를 풀어 한국의 원화를 사들이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 기업은 엔고로 어려움에 처한 반면 한국의 자동차와 전자업체들은 세계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며 “일본 기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정부와 일본은행이 원화를 매입하는 데 나서야 한다는 강경론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신문은 “정부와 재계에서 중국 및 한국의 환율 정책에 대한 비판이 부상하고 있다”며 “엔화가 사상 최고치로 상승하는데도 중국과 한국이 자국 통화가치 상승을 억제하고 있는 데 따른 불만”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일 양국 간에 외환시장이 없어 일본 정부가 직접 원화 매입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실적으로 일본 정부가 원화를 매입할 수 있는 방법은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원화 채권을 사들이는 것이다. 중국 역시 외환보유액 다변화를 이유로 9월 중 4070억 원의 채권을 순매수하는 등 꾸준히 원화 채권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