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기준금리 동결 반응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은행장들. 이날 회의에 내홍을 겪고 있는 신한은행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왼쪽부터 이주형 수협은행장, 이종휘 우리은행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김동수 한국수출입은행장, 민유성 산업은행장, 민병덕 국민은행장.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해외 IB 전망 엇갈린 금리 동결
상당수 국내 금융회사는 물론이고 해외에서 내로라하는 투자은행(IB)들의 ‘10월 기준금리 전망’은 대부분 빗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조사 대상 IB 15곳 가운데 바클레이스캐피털,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BNP파리바, 골드만삭스, HSBC, JP모간, 모건스탠리, UBS 등 9곳이 14일 금통위를 앞두고 금리 인상 전망을 내놓았다. 최근 한국의 경기회복세가 둔화되고 있고 금리를 올릴 경우 원화 강세가 예상되지만 인플레이션을 제어하기 위해 금리 인상 쪽에 무게를 둔 것. 또 이들은 7월 이후 원화가 미국 달러화에 비해 6.5% 절상된 반면 국제유가는 11% 상승한 점을 금리 인상 전망의 근거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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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금리 인상 시기를 예측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박혁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결정의 배경이 매월 변하면서 금리 인상 시기를 예측하기가 한층 어려워졌다”며 “(통화정책 결정의) 기준이 모호하면 전망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심하게는 시장에 혼선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 성장-물가-환율 급변하는 경제 환경
‘금리 동결 결정은 예상과 달랐다’는 의견에 대해 한은은 “고뇌에 찬 결정이었다”고 답했다. 세계경기가 한은의 예측과 다르게 뒤바뀌기 때문에 결정이 더욱 힘들었다는 얘기다.
금리가 인상된 7월 이후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을 월별로 들여다보면 세계경제에 대한 진단이 시시각각 달라지고 있다. 변화의 큰 흐름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진원은 ‘선진국의 경제’다. 7월과 8월만 해도 ‘경기 회복세’가 강조됐지만 9월 들어 처음 ‘둔화 움직임’이 언급됐다. 이어 이달에는 ‘다소 둔화했다’라고 밝혀 가능성에 그쳤던 경기 둔화를 인정했다. 김동환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제조업지수도 악화되면서 한은의 세계경제 둔화 전망이 강해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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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금융권은 한은의 메시지를 근거로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각종 투자전략을 짰다가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채권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은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운용전략을 짰다가 난감한 표정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팀장은 “더는 통화정책을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운용사들은 채권 물량을 앞 다퉈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은행권은 기준금리 동결에 따라 시장금리를 내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15일 예금금리를 0.1∼0.15%포인트, 적금금리는 0.1∼0.2%포인트 각각 내렸다. 신한은행은 이날 1년 만기 월 복리 정기예금 최고 금리를 3.7%에서 3.6%로 0.1%포인트 인하했다. 나머지 은행들은 다음 주에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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