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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투데이]한은 기준금리 동결, 경제위험 키울수도

입력 | 2010-10-15 03:00:00


결국 한국은행은 10월에도 정책금리를 인상하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분기별 1%를 상회하는 실질 성장률, 3%대 중반에 달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2.25%에 불과한 명목 정책금리라는 균형이 맞지 않는 경제 변수 조합을 한 달 더 이어가게 됐다. 그런데 한 달만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10월에 정책금리를 올리지 못한 주된 이유는 환율을 둘러싼 각국의 경쟁 때문이다. 물론 한국은행 총재는 환율이 유일한 동결 결정 변수가 아니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원화 절상에 따른 국내 경기 둔화 우려가 중심인 만큼 글로벌 환율 경쟁이 완화되지 않는 한 정책금리 정상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번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정책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이 많았다. 현 정책금리가 너무 낮은 데다 9월 이후에도 물가상승률이 3%를 계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환율 방어에 열심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오히려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모두 일리 있는 얘기지만 환율을 둘러싼 불확실성 앞에서는 힘을 잃은 셈이다.

한국은행만 놓고 보면 스스로 코너에 몰린 셈이다. 정책금리를 정상화하기에 지금보다 훨씬 편한 시기가 많았지만 그 기회를 다 놓쳤다. 물가가 오른 데다 글로벌 환율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처지로 스스로를 몰고 간 것이다. 불과 한두 달 전에만 행동에 나섰어도 지금보다는 유리한 입장에서 환경 변화에 대응해 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한국은행의 역할이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물가가 이미 올라버린 상황에서 정책금리 동결의 정당성을 설명하다 보니 물가 자체에 대한 한국은행의 막중한 책임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인식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자본시장 입장에서는 당분간 불만스러울 게 없다. 한국은행이 이 같은 스탠스를 취하는 환경이라면 채권시장에서는 시장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경신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또한 우량 자산의 기대수익률 하락은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을 부추길 것이다. 대출자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지속될 것이고, 예금자들은 물가 상승에 따른 구매력 상실을 예금에서 보전받지 못하는 환경에서 기대수익률이 높되 더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전반적인 자산 가격이 오를 것이다. 하지만 이와 함께 물가상승 압력과 경제 펀더멘털을 벗어난 자원 배분 경향도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는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의 위험을 키울 것이다. 중앙은행에 경제와 관련해 모든 걸 해 달라고 요구하진 않는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 문제로 보인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