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대 케이블 뉴스는 폭스뉴스와 MSNBC, 그리고 CNN이다.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들 케이블 뉴스는 11월 2일로 다가온 중간선거 관련 보도를 통해 3색(色) 전쟁을 벌이고 있다.
폭스뉴스가 친(親)공화당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 2012년 대선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등 이른바 ‘빅 3’를 모두 정치 평론가로 고용하고 매일 ‘공화당식 세상 보기’를 전파하고 있다. 공화당 최고의 선거 전략가로 통하는 칼 로브 전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치고문과 한때 빌 클린턴 대통령의 제1 책사로 활동하다 지금은 공화당 전략가로 변신한 딕 모리스 역시 폭스뉴스 고정 출연자다. 방송 진행자로는 글렌 벡, 빌 오라일리, 션 해니티가 버티고 있다. 2008년 대선 때부터 폭스뉴스의 공화당 후보 편들기에 불만을 토로해 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폭스뉴스는 파괴적인(destructive) 방송”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폭스뉴스의 반대편에는 MSNBC가 서 있다. 리버럴 성향의 키스 올버먼과 레이철 매도는 누구나 알아주는 친민주당 성향의 진행자이다. 빌 버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 둘을 지칭해 “미국의 행정 권력을 정직하게 만들어 주는 민의의 파수꾼”이라고 칭찬했다. 민주당 전국위원장을 지냈고 2004년 민주당 대선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던 하워드 딘 전 주지사가 고정 출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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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뉴스의 이념적 편향과 점점 심해지는 특정 정당 편들기는 선거운동 양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차피 자신을 지지할 유권자들이 누군지를 뻔히 아는 상황에서 무작정 거리로 나서기보다는 방송을 통해 정견을 전파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 후보 입장에서도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애리 플라이셔 전 백악관 대변인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만 소통할 경우 비판적인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소홀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