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투모스' 김용민 대표는 요즘 숨가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최근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인수된 후 더 바빠졌다. 인투모스는 QR코드 인식 애플리케이션 '쿠루쿠루' 등을 만드는 회사로 지난해 6월 김 대표가 세웠다.
김 대표는 "올 4월 기업을 대상으로 처음 유료서비스를 했는데 두 달 뒤인 6월에 매출이 투자비용을 넘어섰다"며 "올해는 아예 비즈니스가 안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스마트폰이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보급돼 관련 시장도 커졌다"고 말했다.
신문, 잡지, 책, 포스터, 할인점 영수증, 외벽 현수막…. 이제 이들의 공통점은 '인쇄된 것'만이 아니다. 격자무늬 코드 속에 다양한 정보를 담을 수 있는 QR코드로도 통한다. 이름은 낯설지만 사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에 QR코드를 인식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공짜로 내려받고 QR코드에 대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한정된 지면에 담지 못했던 동영상, 사진, 뒷이야기 등 다양한 정보를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다.
● 제품광고에서 개인홍보까지
"자장면 집 배달 문의전화처럼 계속 전화가…"
요즘 QR코드 디자인을 맡고 있는 '즐거운 회사'는 더 이상 전화문의는 받지 않기로 했다. 이메일로만 받는다.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문의 전화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원래 패키지 및 기업이미지(CI) 디자인 회사였지만 스마트폰으로 QR코드가 퍼지는 것을 보고 올초 QR코드 디자인팀을 따로 만들었다.
이 회사 장경호 대표는 "흑백 격자무늬 QR코드에 디자인을 입혀 기업이나 제품의 이미지를 전달하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기업들이 '업계 최초 QR코드 마케팅'이라고 홍보하기 위해 서로 이슈를 선점하려 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개인들도 QR코드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짜로 누구나 쉽게 인터넷에서 QR코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나를 소개하는 동영상 등이 담긴 인터넷주소(URL)만 넣있으면 된다. 이렇게 만든 QR코드를 명함에 담으면 종이 한 장은 줄 수 없는 정보를 줄 수 있게 된다. 즐거운 회사 장 대표는 "연예인, 정치인들은 특징을 살린 다양한 QR코드 디자인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QR코드 인기 왜?
QR코드가 각광을 받는 것은 인쇄매체를 인터넷과 연결시켜주기 때문이다. 각 매체의 한계를 뛰어넘게 해주고 서로 보완하게 한다. 인투모스 김 대표는 "QR코드는 미디어와 미디어를 이어준다"며 "인쇄된 모든 것에, 상품에 QR코드를 더하면 정보가 가득한 인터넷과 연결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QR코드인식 애플리케이션 내려받는 횟수도 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정확한 수치를 밝힐 수 없지만 자사의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는 횟수와 코드생성횟수가 매달 150% 씩 늘고 있다"고 밝혔다.
광고주들은 소비자들이 QR코드를 통해 얼마나 관련 정보를 검색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 검색광고가 그랬듯이 효과측정이 정확해지는 셈이다. 기업들은 QR코드에 더욱 관심을 가지는 이유다. 이 때문에 QR코드 생성 업체들은 최근 1년 만에 90여개가 늘었다.
::QR코드::
QR코드(Quick Response·빠른응답)란 바코드보다 더 많은 정보, 동영상을 담을 수 있는 2차원 코드를 말한다. 1994년 일본 도요타 자회사 '덴소웨이브'에서 물류관리를 위해 개발했다. 최근 스마트폰에 QR코드를 인식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인기를 얻으면서 다양한 QR코드 마케팅이 늘고 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