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칸타타 ‘어부사시사’ 작곡 ★★★★ 연주 ★★★
국립국악관현악단이 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첫선을 보인 국악칸타타 ‘어부사시사’. 윤선도의 연작시를 국악기와 양악기의 어울림으로 풀어냈다. 사진 제공 국립극장
전통적 정가발성의 여창(강권순)과 테너(최상호), 바리톤(노대산) 등 독창자 3명과 합창단 40여 명, 국악관현악단 56명, 양악 오케스트라 주자 20명 등 출연진 약 120명이 무대를 가득 채운 가운데 연주된 ‘어부사시사’는 안개 낀 강산의 이미지를 국악기와 양악기의 조화로운 음향으로 표현한 서곡으로 시작해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를 한 폭씩 소리로 풀어갔다.
춘하추동의 흐름에 따라 제1부 춘사-생명의 찬미, 제2부 하사-삶의 흥취, 제3부 추사-가을의 정경, 제4부 동사-자연과 인간의 동화(同化) 순서로 전개된 이 작품은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를 악장별로 다르게 표현한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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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기획면에서 이번 공연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 최근 국악관현악단을 위한 창작활동이 부진한 상태에서 의욕적으로 준비한 작품이기에 신선함과 반가움으로 먼저 다가왔다. 국악기만을 고집하지 않은 악기 편성에서 보여준, 음악에 대한 열린 의식도 높이 사고 싶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악기의 배열이 충분히 실험되지 못한 듯했다. 예를 들면 해금 파트와 바이올린군에 밀려나 있는 가야금 파트가 시각적으로 잘 보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소리 전달도 미흡했다. 독창자와 합창단, 관현악단의 하모니에서도 더욱 안정된 밸런스를 탐구해야 할 것으로 느껴졌다. 테너와 바리톤 독창자들은 국악 반주에 한층 익숙해져야 할 것이며 정가발성도 서양악기와 더욱 자연스럽게 어울려 곡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끌어 가는 데 기여했으면 싶었다. 음향 확성 문제도 숙제로 남는다. 선율이 분명히 전달되지 못한 장면이 상당 부분 있었기 때문이다.
유은선 국악작곡가·세종문화회관 삼청각 전문위원
:i: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30일까지. 9개국 34편 공연. 1588-7890, www.ntok.go.kr/wfnt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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