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면 고궁 거닐며 한복의 품격 뽐내요”
“한복의 멋 알려요”… 한복모임 회원들 경복궁 나들이 추석을 앞둔 19일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인들이 다소곳한 걸음으로 경복궁 경내를 걷고 있다. ‘한복을 당당하게 입고 다니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모임인 ‘반가의 외출’ 회원들은 지금까지 모두 네 차례 고궁에서 한복 맵시를 뽐내는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정성껏 준비한 한복을 입고 걷는 모습에서 추석의 정겨움이 묻어난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들은 한복 모임인 ‘반가(班家)의 외출’ 회원. 한복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추석과 설 등 명절 때마다 경복궁 등 고궁을 거닐면서 한복을 알리자는 취지로 만든 모임이다. 반가의 외출은 유치원 교사인 서영현 씨(23·여)가 2년 전 ‘우리도 한복을 어색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입어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한 데서 출발했다. 양반집을 뜻하는 반가는 기품을 높여보자는 뜻에서 붙였다. 그동안 제대로 된 홍보가 없었지만 모임은 입소문만으로도 매번 성황리에 이뤄지고 있다. 이제까지 네 차례 진행된 모임에는 여고생부터 휴가를 나온 군인까지 나이와 지역, 성별에 관계없이 다양한 참가자가 한복을 차려입고 참석한 것. 올해 추석 모임에는 100여 명이 참가를 희망해 참가 신청이 조기에 마감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고교 3학년 이서윤 양(18)은 “엄마가 약혼식 때 신었던 꽃신과 몇 년 전 남대문시장에서 신기해서 구입한 전통 우산을 꺼내들고 왔다”며 “경기 고양시 일산 집에서 버스를 타고 경복궁까지 왔는데 많은 시민들이 예쁘다고 칭찬을 해줬다”고 말했다. 친구 사이인 이유경 씨(24·여)와 고유미 씨(24·여)는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전문 한복집에서 5만 원을 주고 한복을 빌렸다. 이 씨는 “정말 오랜만에 한복을 입어 봤는데, 생각보다 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꽃신은 요즘 인기를 끄는 플랫슈즈 같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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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