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쟁이 요정이 지킨 포도밭, 맛있는 버블을 만들다!
‘벨리니’(Bellini)라는 전설적인 칵테일이 있다. 복숭아 넥타와 석류 시럽에 샴페인을 넣는 칵테일로 복숭아와 샴페인의 궁합이 가히 예술이다. 이 칵테일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위치한 바 ‘하리즈’의 사장 주세페 치볼리아니가 1948년 처음 개발해 인기를 얻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 하얀 거품과 촉감이 매력적인 프로세코.
그런데 최초의 벨리니에는 지금처럼 샴페인이 들어간 게 아니다. 이탈리아의 스파클링 와인인 ‘스푸만테’가 들어갔고, 스푸만테 중에서도 ‘프로세코’(Prosecco)만 사용했다.
지난번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은 탄산의 기압 정도에 따라 발포성 와인인 ‘스푸만테’와 약발포성 와인인 ‘프리잔테’로 구분한다고 했는데 프로세코는 또 뭘까.
▲ 최고급 프로세코 재배지 코넬리아노의 포도밭.
베네토 지역 베니스에 위치한 바에 가면 밤이 아니라 늦은 오후 시간에도 사람들이 커피처럼 프로세코를 즐기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프로세코가 생활의 일부가 된 모습이자 프로세코의 인기를 설명하는 모습이다. 또 축배를 들 일이 있으면 프로세코를 빼놓지 않는다. 아스티 다음으로 프로세코가 유명하다는 게 빈말이 아니라는 거다.
▲ 프로세코 품종이 담긴 상자.
프로세코는 프로세코 품종에 피노 비앙코와 피노 그리지오를 약간 블렌딩해 만든다. 때론 샤르도네를 넣기도 한다. 피노 누아, 피노 뮈니에, 샤르도네 등 세 가지 품종으로 주로 만드는 샴페인과 사용하는 포도 품종에 차이가 있다. 양조 방식도 다르다. 샴페인 제조 방식은 2차 발효를 병 속에서 시키지만 프로세코는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2차 발효를 시키는 ‘샤르마’ 방식으로 만든다.
그렇다면 좋은 를 마시려면 어떤 걸 준거로 삼아야 할까. 아무래도 좋은 포도가 나오는 포도밭과 생산자를 알아두면 좋을 듯 하다.
▲ 유명 프로세코 ‘자르데토’.
최상급 프로세코 포도는 코넬리아노와 발도비아데네 마을 사이 구불구불 이어진 구릉지에 위치한 포도밭에서 생산된다. ‘자르데토’, ‘아드리아노 아다미’, ‘데시데리오 비솔&필리’, ‘카르페네 말볼티’, ‘니노 프랑코’는 최상급 프로세코 생산자로 와인을 고를 때 참조하면 도움이 될 거다.
▲ ‘자르데토’ 로고에 그려진 난쟁이 요정.
최상급 생산자 중 하나인 자르데토는 병목에 붙인 로고가 참 재미나다. 난쟁이가 왼 손에는
▲ ‘간치아’ 프로세코.
이 포도밭에는 오래 전부터 마술 지팡이를 들고 포도밭을 지킨 요정이 있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최상의 포도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을 샴페인 잔에 담은 게 바로 자르데토라는 거다.
자르데토 생산자는 이 요정이 등장하는 카툰도 만들어 마케팅에 사용한다. 맨 위에 적힌 ‘버블리’(Bubbly)는 스파클링 와인의 애칭으로 난쟁이에 더 귀여운 이미지를 주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프로세코는 요즘 많이 생산되는 드라이한 스타일의 스파클링 와인과는 달리 달콤하며 부드럽다. 하얀 거품과 입 속에 감기는 촉감이 매력적인 프로세코는 식전 입맛을 돋우기 위해 마시면 좋다. 조개 구이나 생선 요리, 이탈리안 전통 피자와 함께 즐기면 더욱 맛있게 느낄 수 있다.
글·이길상 와인전문기자
사진제공·나라식품 금양인터내셔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