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러시아 방송 인터뷰에서 "제2의 개성공단 같은 것이 만들어질 수 있고, 그렇게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이 최악의 남북 대결 국면에서 '제2의 개성공단' 카드를 거론한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우리 정부의 희망사항일까요, 아니면 남북 사이에 국민이 모르는 물밑접촉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한 걸까요.
남북 관계의 변화를 예상하게 하는 가장 최근의 움직임은 북한의 추석 이산가족 상봉 제의입니다. 북한 적십자사는 10일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하자고 했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은 4일 남한의 수해지원 제의를 수락하면서 쌀 시멘트 중장비를 달라고 했습니다. 7일에는 한 달 동안 억류하던 대승호와 선원을 석방했습니다. 꽁꽁 문을 닫아걸고 있던 북한이 시리즈로 유화 공세를 펼치기 시작한 것입니다.
북한은 올 여름 큰 수해를 겪었습니다. 자연재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북한 동포에게 긴급 구호용 쌀을 보내는 것은 인도적 차원에서 필요합니다. 기계 고장으로 북한 수역에 들어간 대승호를 석방한 것도 당연한 조치일 뿐 치하 받을 일은 아닙니다. 이산가족 상봉도 미룰 수 없는 인도적 사업입니다. 이런 일들이 아무런 연관도 없이 독립적으로 추진되고 진행된다면 군소리가 필요 없겠지요. 그러나 현실은 불행하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이 대통령도 제2 개성공단을 언급하면서 북한의 천안함 사죄를 전제조건으로 명시했습니다. 북한의 오판을 막기 위해서도 정부는 끝까지 천안함 문제 해결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그래야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유지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