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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 ‘달인’ 김병만-류담의 좌충우돌 골프 도전기

입력 | 2010-09-10 03:00:00

“한주에 4, 5번 1시간씩 연습, 프로입문 진짜 달인 되고싶어”




개그콘서트 인기 코너 ‘달인’의 주역 김병만(오른쪽)과 류담이 골프채를 잡고 포즈를 취했다.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KBS 2TV ‘개그콘서트(개콘)’의 인기 코너 ‘달인’에서 찰떡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병만(35)과 류담(31). 3년 가까이 장수 코너를 지키며 친형제처럼 붙어 다녔다. 이젠 취미도 같아졌다. 놀 때도 함께 논다. 골프의 매력에 푹 빠졌다. 평소 운동으로 다져진 김병만이 ‘필드 달인’을 꿈꾸며 골프에 매달린 뒤 류담에게도 권유했다. 최근에는 일본 골프용품업체 투어스테이지를 국내에 수입 시판하는 석교상사의 코미디언 팀에 이수근, 배동성 등과 입단했다.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스크린골프장에서 만난 이들은 골프 얘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기자에게 단단한 굳은살이 생긴 손가락을 보여주며 “그립이 잘못 된 건 아닐까”라고 물었다. “어, 개콘 녹화하러 가야 하는데”라며 방송국으로 향하는 김병만의 손에는 계속 드라이버가 들려 있었다. 이들과의 대화를 ‘달인’ 코너의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MC=안녕하세요. 달인을 만나다의 류담입니다. 오늘 만나볼 분은 16년 동안 골프만을 연구하셨다는 필드의 달인 김병만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달인=네, 안녕하세요.

MC=몇 살 때부터 골프를 한 겁니까.

달인=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3년 전 늘 가던 헬스장에서입니다. 거기 실내연습장에서 선배 권유로 클럽을 잡았어요. 9개월 동안 연습만 했어요.

MC=누구나 그런 거 아닌가요.

달인=안 해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곤지암골프장에서 머리를 얹었을 때 94타를 쳤습니다. 내 사전에 100타 넘는 백돌이란 단어는 없어요. 그러다 별 재미를 못 느껴 2년 정도 쉬다 지난해 개그맨 사이에 스크린골프 붐이 일면서 다시 시작했죠.

MC=그래서 저도 5개월 전부터 골프와 인연을 맺게 된 것 아닙니까. 골프의 매력은 뭡니까.

달인=거의 밀폐된 공간에서 일을 하니까 녹색을 볼 기회가 없어요. 필드에 나가면 눈도 시원하고 공기도 좋잖아요. 타수를 줄일 때마다 남다른 재미를 줍니다.

MC=운동은 별로 안 되는 것 같은데요.

달인=걷기로는 최고입니다. 카트는 웬만하면 타지 않습니다. MC처럼 초보자들과 나가면 공 찾아 주느라 언덕과 골짜기도 휘젓고 다닙니다.

MC=전 연습장 3개월 끊었는데 겨우 이틀 나갔어요. 두 달 전 서서울골프장에서 처음 라운드를 했는데 116개 쳤습니다. 헌 볼 40개를 사갖고 가서 26개 잃어버렸습니다.

달인=집중해야 합니다. 1주일에 4, 5번 연습장에서 1시간 정도 아침 운동을 한 뒤 녹화, 아이디어 회의 등을 합니다. 저녁에는 스크린골프장도 틈나는 대로 가는데 한 번에 18홀을 4번 돈 적도 있어요. 베스트 스코어는 81타인데 꾸준히 80대 중반 정도의 스코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투어 프로에게 밥 사주고 그린피 내줘가며 필드 레슨을 받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어요. 타수가 줄어들수록 예전에는 안 불러줬던 분들이 운동하자는 연락을 합니다.

MC=이글 같은 것도 할 수 있습니까.

달인=남들은 평생 못할 수도 있다는 이글을 최근 1년 사이에 두 번이나 했어요. 모두 퍼터 이글이 아닌 샷 이글이었죠. 한번은 내리막 경사에서 홀까지 95m를 남기고 톱볼을 친 게 똑바로 날아가 홀에 빨려 들어갔죠.

MC=단신인데 대단하십니다.

달인=내 키가 159cm입니다. 아무래도 비거리에서 불리하죠. 스윙 아크를 크게 하고 근력을 키우려고 노력했습니다. 프로들처럼 고무줄 늘리기 운동도 반복하고 있습니다. 드라이버는 240∼250야드 보냅니다.

MC=저는 골프가 왜 잘 안 될까요.

달인=헤드업을 많이 하고 체중 이동보다는 팔만 갖고 치려고 하기 때문이죠. 하도 고개를 들기에 저한테 드라이버로 맞을 뻔한 적도 있지 않습니까. 입으로만 골프를 칠 때가 많아요.

MC=골프장 가면 휴게소(그늘집)에 별미가 많고 골프장 주변에도 왜 그리 맛집이 즐비한지. 라운드를 가도 경치 구경하는 게 더 재밌더군요. 아직은 잿밥에 더 관심이 많은가 봐요. 그래도 아이언 잘 맞을 때 ‘쩍’ 하는 타구감은 잊을 수 없어요.

달인=골프는 쉽고 빠르게 정상에 오를 수 없기에 묘한 중독성을 느끼게 하지요. 단번에 몇 칸씩 올라갈 수는 없는 계단이라 꾸준히 배워나가야 하고. 골프 선수들도 그래서 재미있다고 하던데요. 대인관계와 친분을 쌓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MC=아직은 국내에서 골프가 고급 스포츠 아닌가요.

달인=저도 골프할 때 주위에서 뭐라 할까 염려했는데 아니더군요. 그린피가 싸졌고 강원도 쪽으로 멀리 가면 좀 더 저렴하게 즐길 수 있어요. 술값보다 덜 들어갑니다. 술잔을 부딪치며 호형호제하다가도 다음 날 어색해지는 경우가 있는 반면에 골프는 모르는 사람과도 5∼6시간 같이 운동하고 샤워까지 하다 보면 어느새 가까워지더군요.

MC=골프로 뭘 하고 싶으신가요.

달인=일단 개그콘서트 멤버 중에 최고수가 되는 게 1차 목표예요. 70대까지 점수를 내리고 프로 자격증에도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진짜로 달인이 돼야죠.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위크엔터]연기자 변신 ‘달인’ 김병만
▲2009년 9월11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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