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 말이다. 이 발언이 나오고 며칠 뒤 만난 한 대기업 임원은 기자에게 “솔직히 윤 장관 말씀에 실망했다”며 “우리 회사는 다 현금으로 결제하고 다른 주요 기업들도 그렇다. (윤 장관이) 실태 조사도 안 하고 ‘옛날 노래’ 부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같은 양측의 주장에 의문을 품고 동아일보 산업부가 지난해 매출액 기준 1∼30위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대금을 주는 방식을 직접 조사해봤더니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은 윤 장관이 아니라 그 대기업 임원이었다. 협력업체에 현금으로만 대금을 준다고 답한 기업은 12곳밖에 되지 않았으며, 9곳은 현금과 어음의 중간 형태인 현금성결제를 사용하고, 나머지 9곳은 아직도 어음을 쓴다고 답변했다.
광고 로드중
본보가 취재를 하며 현행법이 요구하는 수준 이상으로 엄격하게 기준을 적용한 것은 사실이고, 조사 대상 기업이 30위권 밖의 다른 대기업에 비해 거래관행이 더 나은 것도 맞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윤 장관이 7월에 했던 지적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 같다.
취재를 하는 동안 “어음 결제가 뭐가 나쁘냐”는 항변은 한 번도 듣지 못했다. 그 대신 “우리가 알기로는 경쟁사인 ○○사도 분명히 어음을 사용하니 그 회사 얘기도 기사에 꼭 넣어 달라”는 ‘제보 아닌 제보’는 많이 받았다. 은행 때문에, 부채가 많아서, 예외적으로 쓴다고 하면서도 자신들의 어음 사용이 떳떳하지 않다는 걸 이들 기업 스스로 잘 알고 있다는 증거다.
장강명 산업부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