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장수연, 서경오픈 최종라운드 15번홀골프백 안치운 채 샷…룰위반 뒤늦게 2벌타한때 우승 세리머니도…알고보니 공동 1위연장 첫홀 이정은에 V 내줘…눈물만 ‘뚝뚝’
장수연(오른쪽)이 5일 리베라CC에서 벌어진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 최종라운드를 마치고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기 직전, 김광배 경기위원장으로부터 15번홀에서의 규칙위반과 벌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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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장수연(16·함평골프고1)이 캐디를 보는 아버지가 무심코 세워둔 골프백 때문에 천금같은 우승 기회를 날려버렸다.
5일 경기도 화성의 리베라CC(파72·6500야드)에서 열린 한국 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2타차 단독 1위로 출발한 장수연은 버디 4개,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1타를 줄이는데 그쳐, 이날만 6타를 줄이며 맹추격해온 이정은(22·호반건설)에게 동타를 허용한 뒤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보기를 기록한 장수연은 파세이브에 성공한 이정은에게 우승컵을 헌납했다. 결과적으로는 연장에서 졌지만 장수연은 18번 홀에서 챔피언퍼트도 하고 우승 세리머니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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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규칙 8조2항 플레이선의 지시(Indicating Line of Play)에 의하면 ‘스트로크가 진행되는 중에는 그 선상 또는 그 선 가까이 또는 홀을 넘어 그 선의 연장선상에 사람이나 사물을 세워 두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선수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스트로크 선상에 놓여진 골프백은 플레이 전에 치워졌어야 한다. 장수연은 룰 위반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플레이했다. 2벌타를 받아야하는 상황이었지만 누구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고 15번홀은 파세이브로 기록되면서 경기는 계속 진행됐다.
하지만 장수연이 16번홀을 플레이하고 있을 때 한 갤러리가 장수연이 15번홀에서 룰 위반을 했다고 대회조직위원회로 전화 제보를 해왔다.
김광배 경기분과위원장을 비롯한 경기위원들은 중계차에 모여 비디오 판독에 들어갔다. 결국 장수연이 골프 규칙 8조2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2벌타를 줬다. 장수연은 18번홀을 마칠 때까지도 이 사실을 모르고 플레이를 했다. 2위 이정은에 2타 앞서고 있었기 때문에 우승이 확정된 것으로 착각한 채 우승 세리머니까지 했다.
하지만 경기위원은 장수연이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기 직전, 15번홀의 룰 위반을 지적했다.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로 동타를 기록한 이정은과 연장전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승을 했다고 믿은 소녀는 황당함과 안타까움에 눈물을 펑펑 흘렸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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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은 행운으로 연장전에 나선 이정은은 KLGPA 투어 통산 2승의 관록을 발휘하며, 무난히 파세이브에 성공해 시즌 첫 승이자 생애 3승째를 기록하며 우승상금 6000만원을 획득했다.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사진제공 | KLP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