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취량 작년 3배규모 예상… 북한산 수입도 2년만에 재개
지난해 품귀현상으로 한 송이에 10만 원이 넘게 팔렸던 자연산 송이버섯이 올해는 태풍 덕분에 채취량이 늘어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제공 현대백화점
태백산맥의 소나무에서만 자라는 송이버섯은 인공재배가 불가능하고 추석 직전 소량만 채취돼 명품 선물로 급격히 떠오른 상품. 송이버섯은 기온이 낮아지고 비가 오면서 바람이 불어야 포자가 널리 퍼져 잘 자라는데 지난 3년간 태풍이 한반도를 비켜가면서 채취량이 크게 줄었다. 특히 지난해는 극심한 가뭄으로 채취량이 평년의 5분의 1 수준인 50t에 불과했다. kg(12∼14송이)당 30만 원 정도이던 가격도 사상 최고가인 150만 원까지 치솟았다. 한 송이에 10만 원이 넘을 정도로 희귀해지자 일부 상류층에선 더욱 인기를 끌기도 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정몽구 회장과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도 지인들 선물용으로 수백 kg을 구입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김 과장은 올 연초 업무보고 때 ‘추석 송이 물량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 5월에는 올여름 태풍 2, 3개가 강타할 것이라는 보도를 보고 미리 공급처 확보에 나섰고 지난달에는 개인 휴가를 쪼개 경북 문경 봉화 울진 등을 돌며 채집꾼을 만나 관계를 다졌다. 이런 노력 뒤에 태풍이 상륙하자 김 과장은 겨우 한숨 돌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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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은 6∼8일부터 소량씩 판매를 시작해 다음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된다. 올해는 국내산 송이가 지난해의 3배 정도인 150t 정도는 채취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과장은 “최고급 추석선물을 찾는 VIP고객들에게서 벌써부터 문의가 많다”며 “다음 주에는 kg당 70만∼100만 원에 판매할 예정이지만 15일 이후 물량이 늘면 가격이 50만 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