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남도-여수시의원 20여명 수사중
오현섭 전 여수시장(60)의 뇌물사슬 후폭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불똥이 정치권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2일 “오 전 시장이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여수시의원 등 20여 명에게 ‘잘 부탁한다’며 두 차례 금품을 살포한 것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 처벌대상이나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이 살포한 금품의 출처는 현재까지 드러난 것으로는 이순신광장 건설업체와 야간경관조명사업 업체의 뇌물 등 두 건.
경찰은 오 전 시장이 올 5월경 김모 씨 등 3명을 통해 전남도의원이나 여수시의원 출마자 20여 명에게 각각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을 살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돈의 출처는 이순신광장 건설업체로부터 받은 8억 원 가운데 일부다.
경찰은 앞서 오 전 시장이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당시 여수시의원 16명에게 각각 500만 원씩을 건넨 것에 대해서도 수사했다. 이들 16명 가운데 10명은 금품을 건네받았고 나머지 6명은 금품을 거부하거나 반환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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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전 시장의 뇌물사슬 여파는 공직사회도 뒤흔들고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최근 야간경관조명사업 업체로부터 400만 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여수시 임모 사무관(58)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에 앞서 6월에는 야간경관조명업체 뇌물 전달자 역할을 한 전 여수시 김모 국장(59·여)을 구속했다. 이와 별도로 경찰이 오 전 시장 재임 당시 이뤄졌던 웅천생태터널 조성사업(92억 원) 등에 대해 살펴보고 있어 공직자 처벌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또 오 전 시장의 뇌물 일부가 정치인 등에게 공천 헌금 등의 명목으로 흘러 들어간 정황을 경찰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